Purpose
The study was conducted to explore nurses’ working experiences during the pandemic at a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dedicated hospital in Korea.
Methods
Twenty registered nurses who provided care for the COVID-19 affected patients participated in this study. Data were collected using three focus groups with 19 participants, and in-depth interviews with 11. Data were analyzed by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Results
Seven categories and 18 subcategories were extracted. The seven categories were ‘Hesitating to move forward’, ‘Standing up with the name of nurse’, ‘Experiencing unfamiliarity and confusion’, ‘Walking on thin ice every day’, ‘Getting used to working’, ‘Growing one step further’ and ‘Being left with an unsolved issue’. The experiences of participants changed over time. In the preparation phase the participants experienced fear of the unknown, but eventually they decided to enter the COVID-19 battlefield. After the opening of the COVID-19 wards, participants were confused and felt nervous because everything was unfamiliar and undefined. While they gradually adapted to work and they felt that they grew as nurses through these experiences. They were also concerned about several unresolved issues, including ethical dilemmas about patient care, optimal working environment and compensation for work.
Conclusion
This study provides an understanding of nurses’ working experiences at a COVID-19 dedicated hospital over a time interval. These findings suggest multidimensional implications for future studies and policy making on nursing management issues and on patients care in the pandemic era.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
The study was conducted to explore nurses’ working experiences during the pandemic at a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dedicated hospital in Korea.
Twenty registered nurses who provided care for the COVID-19 affected patients participated in this study. Data were collected using three focus groups with 19 participants, and in-depth interviews with 11. Data were analyzed by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Seven categories and 18 subcategories were extracted. The seven categories were ‘Hesitating to move forward’,‘Standing up with the name of nurse’, ‘Experiencing unfamiliarity and confusion’, ‘Walking on thin ice every day’,‘Getting used to working’, ‘Growing one step further’ and ‘Being left with an unsolved issue’. The experiences of participants changed over time. In the preparation phase the participants experienced fear of the unknown, but eventually they decided to enter the COVID-19 battlefield. After the opening of the COVID-19 wards, participants were confused and felt nervous because everything was unfamiliar and undefined. While they gradually adapted to work and they felt that they grew as nurses through these experiences. They were also concerned about several unresolved issues, including ethical dilemmas about patient care, optimal working environment and compensation for work.
This study provides an understanding of nurses’ working experiences at a COVID-19 dedicated hospital over a time interval. These findings suggest multidimensional implications for future studies and policy making on nursing management issues and on patients care in the pandemic era.
2019년 12월 말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는 지구촌 모든 대륙으로 확산되어 2020년 3월 11일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서 대유행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대부분 국가에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보건의료체계의 위기에 직면했다[1]. 우리나라는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한 집중적인 접촉자 관리, 국민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접근성 높은 의료 체계를 기반으로 COVID-19을 신속하게 진단, 치료하며 유행을 점차 완화 시켜왔다[2]. 그러나 2020년 12월 COVID-19 3차 대유행이 발생하였고, 정부는 안정적인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하여 10여 개의 공공병원을 COVID-19 거점전담병원(이하 거점병원)으로 급박하게 전환하였다.
감염병 대응 의료시설로의 성공적인 전환과 운영을 위해서는 조직구성원 간 협력, 부서 간 협력, 공공기관의 협력이 필요하며, 인적역량이 중요하다[3]. 특히 환자 치료에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의료 인력은 대체가 쉽지 않은 고도의 전문 인력으로 감염병 대응의 성패는 의료인력의 인적 요소를 관리하는 전략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병원의 기능과 시스템을 짧은 시간 안에 전환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겪는 의료인의 경험을 탐색하는 것은 향후 감염병 대응의 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하다.
보건의료 위기상황에서 의료인들은 직접적인 고강도의 육체적, 심리적 부담과 피로를 경험하게 된다. 또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CoV) 의료진으로 참여한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치료 참여 후 상당 시간이 지난 후에도 이들에게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 나타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4]. 이와 같이 감염병 위기는 의료인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장단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COVID-19와 같은 감염병 유행 시기 의료인 대상의 연구는 그들의 건강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5, 6, 7]. 국내외의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의사와 비교하여 간호사의 심리적 부담이 더 심하고 수면의 질이 낮은 것으로 일관적으로 보고되고 있고[8, 9, 10, 11], COVID-19 관련 9,200여 개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COVID-19의 심리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메타분석에서도 ‘간호사’라는 직업군이 일반적인 위험 요소로 포함되었다[12].
살펴본 바와 같이 감염병 유행이 의료인, 특히 간호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는 일관된다. 우리나라는 MERS-CoV와 현재 진행 중인 COVID-19 유행을 겪으면서 감염 질환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체계에 많은 발전이 있었으나 감염병 현장에 투입되는 의료인들의 경험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COVID-19 이후 간호현장에 관한 국내 연구들은 간호사들의 신체적 ·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는 조사연구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COVID-19 감염 환자(이하 COVID-19 환자)를 돌보는 일선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종사자들의 경험에 대한 연구는 일부에 불과하다. 반면 국외에서는 이들의 경험과 관련한 다수의 연구가 보고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를 근거로 감염병 대유행과 관련한 정책과 정부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13].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의 시대에 국가적 의료 위기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것이며, 이때 의료인들은 국민건강을 위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위기가 의료인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나 회복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위기 상황에서 그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겪는 경험을 그들의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은 의료인을 위한 실효성 높은 지원체계를 구상하는데 기여 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일개 거점병원의 감염병 대응체제 운영 과정의 일선에서 간호업무를 수행한 간호사들의 환자 간호와 조직 및 개인 차원에서의 경험과 그 의미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COVID-19 거점병원에서 COVID-19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의 업무 경험의 의미를 연구참여자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를 기술하기 위함이다.
본 연구는 COVID-19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의 업무 경험을 파악하고자 초점집단 면담과 일대일 개인 면담을 활용하고 질적 내용분석을 시행한 질적연구설계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일개 거점병원의 운영 초기부터 COVID-19 환자 간호업무를 수행한 자로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자로 의도 표집하였다. 연구참여자를 모집하기 위하여 해당 기관 간호부서장으로부터 허락을 받은 후 COVID-19 전담병동(이하 전담병동)에 본 연구의 목적과 자료 수집절차, 연구와 관련된 위험과 이익 등을 포함한 연구 설명문과 모집공고문을 공지하였다. 모집공고문에 초점집단 면담과 개인 면담 참여에 대해 명시하였고, 우선 초점집단 면담 참여를 지원한 총 20명을 대상으로 연구에 대한 설명을 유선전화 또는 대면으로 전달한 후 동의한 자에 한하여 면담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면담 전에 서면동의서에 서명한 자를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고, 개인 면담 참여자는 초점집단 면담 참여를 신청한 자를 대상으로 모집하였다. 최종적으로 초점집단 참여자 수는 19명이었고, 개인 면담 참여자 수는 11명이었다.
연구참여자들의 소속 기관은 공공의료기관으로 2020년 12월 COVID-19 3차 대유행 시기에 「감염병예방법」제37조에 근거한 복지부 지정명령에 따라 COVID-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되었다. 이에 해당 기관은 전체 병상 중 1/3을 소개하고, 155개 병상의 COVID-19 전담병동을 6개월간 운영하였다. 일반병동과 층이 완전히 분리된 전담병동에는 COVID-19 전용 중환자실과 혈관 시술실, 환자별 CCTV와 모니터링시스템, 치료와 검사를 지원하는 의료인력 파견과 1인 기준 2시간 근무와 2시간 휴식이 가능한 인력 배치, 전담병동 직원 전용의 식당, 휴게 시설, 샤워 시설 등이 갖추어졌다. 전담병동 운영 종료 후 해당 기관에는 국가 손실보상금이 지급되었다.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2021년 3월부터 6월까지 시행하였으며, 초점집단 면담과 일대일 개인 면담을 활용하였다. 초점집단은 참여자의 직위 또는 경력을 고려하여 3개 집단, 각 집단별 6~7명으로 구성하였고 탐구하고자 하는 현상에 대한 전반적인 통찰을 얻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서 초점집단 면담을 시행하였다. 면담은 반구조화된 면담 가이드를 토대로 이루어졌으며, 주요 질문은 ‘COVID-19 환자 전담부서에 근무한 경험은 어떠합니까?’이었다. 구체적인 탐색 질문으로 ‘이전의 간호경험과 어떤 점에서 유사하거나 차이가 있습니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근무 경험이 변화되었습니까?’ 등이었다. 각 집단은 6~7명으로 구성되었고 각 집단의 면담 소요시간은 90분에서 120분이었다. 비밀이 보장되고 안정된 분위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적합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참여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반경 내 카페를 단독으로 대여하였고 체온측정과 손소독,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초점집단 면담을 시행하였다. 초점집단 진행자는 집단면담 경험이 20년 이상 된 연구팀 중 1인으로 주요 질문을 중심으로 집단 구성원의 경험을 도출하고 상호작용을 증진하는 역할을 하였고, 또 다른 1인의 연구자는 보조진행자로 참여하여 진행자를 도와 추가 질문을 하거나 집단운영 도중 발생한 상황을 조정하고 집단과정을 메모하는 역할을 하였다. 집단이 종료된 후 진행자와 보조진행자는 면담내용을 검토하였고, 각자 경험한 것을 공유하였다.
개인 면담은 초점집단 면담에서 빈번히 도출된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개인적 경험, 시간의 흐름에 따른 과정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실시하였다. 개인 면담은 2인의 연구자가 사전에 제작된 반구조화된 면담 가이드를 토대로 시행하였으며, 총 11명을 대상으로 1회, 60분 내지 90분 동안 시행하였다. 각 면담 전과 후에 면담자 간 회의를 거쳐 면담 시 고려 사항과 면담 결과 등을 공유하며 면담내용과 과정을 조율하여 면담자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면담은 참여자들의 접근 편의성을 고려하여 조용하고 방음이 잘되는 기관 내 세미나실에서 시행하였다. 면담자는 각 면담을 종료한 후 참여자에게 면담내용을 요약하여 제시하였고 수정해야 할 내용이나 더 추가할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였다. 면담에서 더 이상 새로운 자료가 도출되지 않는 자료의 포화가 이루어져 면담을 종료하였다. 면담의 내용은 녹음하였고, 면담이 종료된 후 연구보조원이 이를 있는 그대로 전사하였다.
본 연구의 수행을 위하여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No. NHIMC 2021-02-011-001). 초점집단 면담 참여에 앞서 참여자에게 헬싱키 선언의 원칙에 입각, 연구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여 구두로 연구참여에 대한 의사를 확인하였고, 동일한 설명을 초점집단 면담 직전에 제공하고 이에 서면으로 동의한 자를 최종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수집된 면담 자료는 연구자 2인이 질적 내용분석방법의 분석절차[14]에 기반하여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 질문에 근거하여 참여자가 기술한 내용을 분석단위로 선정하였다. 둘째, 분석자들은 수집된 자료에 친숙해지기 위하여 전사한 자료를 각자 여러 차례 반복하여 읽었으며 맥락의 의미나 유형 등에 초점을 두었다. 셋째,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2인이 연구질문을 토대로 각자 코딩을 하고 그 결과를 비교하여 첫 번째 코드를 생성하였다. 비슷한 맥락의 텍스트 자료에서 중복된 코드가 부여되면 자료를 반복하여 읽는 과정을 거치고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논의하여 코드를 수정, 정리하여 코드북을 만들었다. 넷째, 추출된 코드를 다시 정련시키면서 상위 개념 차원에서 범주를 추출하였다. 이때 분석자들은 정기적인 분석 모임을 가지며 코딩 결과에 대해 토의하면서 코드들을 구분, 통합하는 작업을 순환, 반복하였다. 다섯째, 도출된 범주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충분한지 검토하기 위해 원자료로 돌아가서 코딩 과정을 반복하였다. 여섯째, 각 범주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명명하였다. 일곱째, 최종적으로 도출된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였고, 각 범주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인용문을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엄정성 확보를 위해 Lincoln과 Guba [15]의 네 가지 기준에 근거하여 노력하였다. 먼저, 신뢰성(credibility) 확보를 위하여 연구자는 연구 개념과 관련된 문헌이나 수기집, 신문기사 등 자료를 탐색하여 연구 현상에 접근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면담과정에서 참여자가 언급한 내용에 대한 확인과 재질문을 통해 참여자가 진실되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면담 종료 후 면담내용을 요약하여 제시함으로써 연구참여자가 표현하고자 한 내용을 확인하였다. 면담은 성능이 우수한 두 대의 녹음기를 동시에 사용하여 녹음하였고, 면담 후 녹음된 내용을 있는 그대로 필사하였다. 자료분석은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2인이 연구 질문을 토대로 독립적으로 부호화한 후 회의를 통해 코드의 정의와 코드에 포함될 진술문을 결정하였다. 둘째, 의존성(dependability)을 확보하기 위하여 분석단계에서 일정한 시간을 두고 동일한 진술문에 대한 2회의 코딩을 하고 그 결과를 비교하여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분석방법과 과정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였고, 본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질적연구가에게 자료에 대한 연구자의 해석이 정확한지에 대한 평가와 연구자가 놓친 문제나 관점이 있는지 평가해 주기를 요청하는 동료검토를 활용하였다. 셋째,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을 확보하기 위해 성별, 경력, 근무병동 등이 다양한 연구참여자를 포함하였고, 그들의 경험에 대해 현장에서 보듯이 구체적이며 세밀하게 진술하였다. 넷째,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면담자는 개입을 최소한으로 하여 참여자들이 그들의 언어로 경험을 드러내도록 격려하였고, 집단면담과 개인면담의 삼각기법을 적용하였다. 또한 추출된 범주와 하위범주가 실제 자료에 부합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코딩과 디코딩을 반복하였으며, 참여자의 진술 그대로를 기술함으로써 그 근거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총 20명으로 여성 18명, 남성 2명이었으며, 전담병동 내 근무병동은 일반병동 16명, 중환자실 4명이었고, 간호사 경력은 5년 미만 9명, 5~10년 미만 3명, 10~20년 미만 2명, 20년 이상 6명이었다. 참여자들은 일개 병원 소속으로 경우에 따라 개인을 특정할 수 있으므로 집단 특성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전담변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업무경험을 분석한 결과 최종적으로 7개의 범주와 18개의 하위범주가 도출되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양상을 보여 이를 준비단계, 혼란단계, 안정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Table 1).
Table 1
Working Experiences of Nurses at a COVID-19 Dedicated Hospital
준비단계는 참여자들의 소속 기관이 거점병원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참여자들이 비공식적으로 접하게 되는 시기부터 전담병동 업무를 선택하고 준비하는 시기까지를 의미하며, 2020년 12월 초부터 약 2주간이 포함된다.
참여자들은 거점병원으로의 전환 계획을 소속 기관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병동이 COVID-19 전담병동이 될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확실하지 않은 소식들이 소문으로 나돌고 어수선했던 분위기는 곧 현실이 되었다. 참여자들은 COVID-19 병동 업무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고 해 본 적도 없는 상태에서 병동 업무를 선택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짧은 시간 안에 결정해야 했는데 이 시간은 그야말로 자신의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두려운 경험이었다.
사실 그게 제일 무섭잖아요. 잘 모르는 상태, 그 상태에서 결정을 하라고 하니까, 당장 결정을 하라고 하니까 다 좀 그런 걸 잘 모르니까 무서워했던 것 같아요, 다들.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냥 다 하는. 미지의, 미지의 세계.(참여자 9)
참여자들은 전담병동으로 전환된다는 공식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감염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다. 대부분 참여자들은 자신의 감염 위험보다 자신이 감염되어 다른 사람에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감염으로 이어질까 봐 걱정하였다. 사라지지 않는 감염 걱정에 양말부터 속옷, 수건까지 그날그날 입고 버릴 생각으로 구매하였고, 방호복을 벗을 때 잘 벗겨지지 않아 안전하다고 소문난 신발을 사기 위해 동료들과 제품정보를 공유하기도 하였다.
나로 인해서 내가 만났던 사람들, 가족들 플러스해서 가족, 직원들 감염이 되는 순간 말 그대로 병원이 싹 다 병원이 겪어야 되니까 감염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오로지 딱 하나만 걱정됐던 것 같아요. 다른 거 다 제쳐두고 다른 사람 감염시켜서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거에 대해서만 걱정했던 것 같아요.(참여자 8)
전담병동 근무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서 참여자들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어떤 참여자는 전담병동 근무를 결정하면 원래 근무병동에서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병동으로 갔을 때 생기는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고 방호복으로 무장하고 환자를 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병동에서 감염 여부를 모르는 환자를 만나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전담병동 선택의 이점을 생각해 보았다. 어떤 참여자들은 전담병동 근무에 대한 막연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벗는 이미지를 상상하거나 직접 입어보는 행동을 반복하기도 하였다.
내가 코비드 환자를 안 본다고, 다른 곳(병동)으로 로테이션을 신청해서 가게 되면(그 병동에서는) 환자도 낯설고, 사람들(동료들)도 낯설고, 나 혼자 낯선 환경으로 가버리게 되는 건데 여기(전담 병동)에 내가 남게 된다면 그럼(질환에 대해서) 나도 모르고 너(동료)도 모르고 다 모르니까, 우리 다 똑같이 동일선 상에서 모른 채로 시작하는 거니까 ‘괜찮겠다’, ‘혼자 다른 데로 가는 것보다 다 같이(모르는) 데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18)
참여자들은 전담병동 업무를 선택하기까지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과 같은 비상사태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계속 해 오던 일에 머무는 것은 간호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며 머뭇거렸던 결정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어떤 참여자는 몇 달 전 한 지역의 COVID-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을 때 현장으로 바로 달려가 사투를 벌였던 동료 간호사를 생각하면 자신도 간호사면서 그들처럼 하지 못했던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지금도 절박한 상황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자신에게 답답한 마음이 들어 전담병동 근무를 마음먹게 되었다.
제가 그때는 OO 병동에 있었거든요. 근데 그 국가적으로 거의 비상사태, 약간 밖에는 엄청 그렇게 난리통인데(나는) ** 환자를 보고 있다는 게 좀 이상했어요, 기분이… ‘저거(COVID-19 간호업무)를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여기서(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답답한 기분…(참여자 9)
참여자들에게 간호사라는 이름은 일반 사람들에게 주어진 것과는 다른 특별한 책임이 간호사에게 부여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간호사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그곳이 비록 두렵고 힘든 곳이라고 해도 결국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전쟁이 나도 ‘어, 간호사가 가야지. 전쟁터.’ 그러니까 저는 어디든 나는 가서… ‘어쨌든 뭐 내가 할 수 있는 거는 하고 있을 거야.’라는 생각이라서.(참여자 1)
처음에는 갑자기 코비드를 전담해야 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어쨌든 상황적으로 환자가 더 많이 일어나고 있고 ‘이제 우리도 이제 의료인이기 때문에 어쨌든 그래도 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 때문에 결정하게 됐죠. 희생정신 그런 게 저희한테 있죠.(참여자 20)
혼란단계는 참여자들이 전담병동에 배치되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으나 간호업무 지침이나 병동 환경, 환자 상태, 시스템 등이 불안정한 시기를 의미하며 2020년 12월 중순부터 2021년 2월 경까지 지속되었다.
참여자들은 이성적으로는 COVID-19 환자가 여느 환자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환자를 대면하기 전까지는 막연하게 무언가 특별할 것 같다는 생각에 낯설고 무섭고 꺼려지기도 하면서 한편 신기하다는 마음도 들었다. 한 참여자는 환자를 대면하기 전에 감염경로부터 먼저 확인하는 습관 때문에 환자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자신의 편견의 위험을 언급하였다. 막상 환자들을 만나면 특별할 것 같았던 생각은 사라지고, 죄인이 된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환자를 보면 꺼렸던 마음 때문에 미안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COVID-19 환자가 불평을 자주 하거나 협조를 잘 해주지 않을 때는 일반 환자들을 대했던 것과 달리 환자가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며 환자의 요구를 외면해버리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입원을 했는데 너무 무서운 거예요. 진짜 실제로 코로나 환자를 처음 보는 거기 때문에. 코로나 확진자라고 했을 때 그러니까 코로나 포지티브인 사람들… 저는 일반병동에서 일할 때 포지티브인 사람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 뭔가 되게 외국인 보는 것 같은 그런 신기함이 있었어요.(참여자 20)
아직 못 고치고 있긴 한데… 환자가 오면 이 사람 왜 걸렸지, 그거(감염경로)부터 봐요.(참여자 3)
익숙하지 않은 방호복, 세 겹씩 낀 장갑, 고글 착용으로 우주복을 입은 듯 어색하고 불편해진 움직임에 시야는 좁아져 여기저기 부딪히며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특히 치매나 정신질환을 앓으며 인지기능이 저하된 환자들은 치료를 위한 협조요청에도 잘 반응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말이나 행동을 하며 참여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였다. 설상가상 기관에서는 거의 매일매일 변경되는 지침을 공지하고 외부에서 의료 지원을 나온 인력들과는 손발이 맞지 않아 몸과 마음이 더욱 답답해졌다.
(앞이 잘) 보이지는 않는데 환자는 봐야 되니까 어떻게 하면 보일까? 막 이렇게 바쁘게 일하다 보면 고글이 거의 코 끝까지 걸려 가지고 내려오는데도 모르고. 막 청소도 열심히 해야 되고 환자도 봐야 되고 그니까 왔다 갔다 하면서 봐야 되고. 겨울에 난방도 안 되고 그랬는데 (온 몸에) 진짜 땀, 진짜 땀을 줄줄줄…(참여자 10)
오늘은 감염관리팀에서 ‘1번은 여기다 놓고 쓰시고 2번 여기다 놓고 쓰세요.’라고 해서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 ‘야 1번 여기다 놓으랬지, 이건 여기다 놓으랬지’하면서 막 이제 애들한테 화도 내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이제 적응을 해서 하려면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2번이 여기고 1번이 여기랍니다.’ 이러면은 뭐야? 그런 일이 아주 많았죠.(참여자 16)
(외부에서 지원 온 선생님들이) 오시는 분들에 따라서 그 격차가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그냥 술렁술렁 일하고, (병동에) 들어가고 나가고도 자기 멋대로 하고 막 그러면서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면 자기는 이렇게 하라고 들었다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수선생님도 이야기 하셨는데 그분이 저희 병원 소속도 아니고 그쪽에서 파견 오신 분이라 이야기가 안 되니까 그냥 더 이상 터치하지 말라고 이렇게 되었죠.(참여자 10)
참여자들은 조금만 목이 아파도 검사를 받고 퇴근할 때 병원에서 씻어도 집에 가서 또 씻으며 감염이 될까 불안했다. 며칠만에 만들어진 시설들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인지, 자신이 하는 업무가 환자에게 적합한지 끊임없이 신경 쓰였다. 그 와중에 인지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맞고 방호복이 찢기는 일을 경험하게 되면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까지 상상하며 아슬아슬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환자가 문 열고 나오면 어떡하지? 복도로 나오면 어떡하지? 나와서 아무도 그 사람을 제지할 수 없을 때… 문은 당연히 다 잠겨 있지만 뭐 막 어디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한다든가, 뭐 가서 엘리베이터로 가서 뭘 만진다거나 딴 병동에 가서, 다른 병동, 다른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린다, 그럴까 봐 걱정이 됐죠.(참여자 16)
참여자들은 위급하다고 판단하지 못했던 환자가 급격히 악화되는 과정을 겪으며 무척 당혹스러웠다. COVID-19라는 새로운 질환에 대한 치료방법을 누구도 확실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환자들이 유일하게 믿고 있는 의료팀의 일원으로서 환자가 보낸 중요한 신호를 놓치지는 않았는지, 환자의 손을 놓치기 전에 무엇 하나라도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는지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에 스스로를 자책하였다.
우리가 계속 CCTV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 환자 옆에서 얘기했을 때 내가 환자 증상을 좀 더 빨리 캐치 할 수 있어서 이거를 좀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그냥 보여지는 거 말고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환자가 우리한테 답답하다고 얘기하기 이전에 더 다른 증상, 그 증상이 있었는데 참다가 그때 좀 얘기한 것일 수도 있고…(참여자 2)
안정단계는 발생 가능한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업무지침이나 환경, 시스템이 비교적 안정되어 운영되고 신규 환자 발생이 감소되면서 거점병원 개시 당시의 계획대로 운영 종료가 예정되어 있는 시기를 의미하며 2021년 3월부터 6월까지를 포함하였다.
참여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없어졌고, 자신이 특별한 환자를 간호하고 있다는 인식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새롭게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서도 늘 있어왔던 일처럼 당황하지 않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아, 이분들 정도야 뭐 이 정도면 애교야’하고 넘어가는 것도 있는 거 같아요. ‘이 정도 스트레스 줘도 내가 아무렇지 않아 이런 거… 그냥 넘길 수 있는 정도야.’ 스트레스 역치가 높아진 것 같아요.(참여자 4)
감염병 간호라는 독특한 상황은 음압구역 안과 밖 각각의 위치에 있는 참여자들에게 홀로 온전히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마주하게 하였다. 참여자들은 각자 해야 할 일이 자리를 잡게 되면서 책임감을 느끼며 자신의 일을 감당해 내려고 노력하였다.
아무튼 국가적 재난 상황이고 전쟁이 있을 수 있고 앞으로 이런 상황이 한두 개가 일어날지 모르니까 너도나도 급한 상황에서 누구를 챙겨줄 수 없는 거고 각자 알아서 다 해야 되는 상황이니까 책임감을 가지고 간호를 하게 되고 내가 더 알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죠.(참여자 14)
참여자들은 방호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이 환자에게 무섭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되면서도 환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그 자리에 있는 자신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며 환자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참여자들은 환자의 삶의 스토리에 더 많이 귀 기울여 한 인간으로서 그들을 이해하며 그들이 필요로 한 것을 찾고 이를 위해 진심을 다해 무언가를 하고있는 자신의 모습에서 간호다운 간호를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환자를 위해서 힘든 레벨 D를 입고, 장갑 3개를 끼고 IV를 잡으면서(환자가) 옷이 없다 그러면 옷도 가져다주고 이런 모든 게 간호인가 생각한 게. 기존에 생각하던 건 간호 처치만 하고 딱 가는 게 간호였는데 지금은 A부터 Z까지… 내가 힘든 거를 감수하면서.(참여자 11)
환자분이 컨디션이 안 좋아지게 됐는데 환자분 따님들이 엄청 애타게 찾으시더라고요, 환자분 보고 싶다고. 그런데 보여드릴 수 있는 방안이 없어서 들어가서 환자분(과) 따님들 한 분씩 다 통화 다 시켜드렸거든요… 일반병동처럼(면회가) 안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차선책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게 통화밖에는 없더라고요. 저한테는 정말 오랜만에 신규의 감정으로 돌아가는 느낌… 마음이 조금 무뎌졌었는데 다시 코로나를 하면서 이 감정이 돌아왔다고 해야 될까? 정말 혹시나 이 분이 잘못됐을 때, 보호자들이나 환자한테 기억이 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의미는 됐을 것 같아요. 뭔가 내가 간호다운 간호를 한 게 아닐까라는 감히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참여자 17)
선뜻 나서지 못했던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채 허둥지둥하며 하루하루를 지나오면서 어려울 때도 많았지만 동료들과 함께 힘든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한 것이 많아 보였던 후배나 칭찬을 잘 안 해주던 선배, 다른 사람의 어려움에 무관심하고 자신이 맡은 일만 하던 동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완수하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정신없이 일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동료 이상의 끈끈함을 느꼈다. 어떤 참여자는 자신이 전쟁에 나가본 적은 없지만 전우애 같은 감정을 느꼈다고 하였다.
액팅 선생님들이 일하는 거를 다 보고 제가 시키는 걸 하고 나올 때 옷을 벗는데 그게 CCTV에 다 나오잖아요. 땀에 다 젖어있어요. 그러면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고 나오면 선생님 너무 고생했다고.(참여자 9)
이런 일을 통해서 이제 우리 선생님들과 함께 더 돈독해질 수 있어서 저는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참여자 20)
참여자들은 위기에 빠진 국가를 구해낸 주인공으로서 간호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뿌듯함과 자긍심을 느꼈다. 환자들, 동료들과 함께한 치열한 싸움에서 얻은 경험은 또 다른 위기가 닥친다고 해도 전진할 수 있는 용기를 움트게 해주었다. 참여자들은 전담병동 업무 경험을 하기 전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은 분명히 달라져 있다고 하였다.
주변 사람들이나 친구들한테(코로나 환자를 보고 있다고) 얘기를 하면 다 대단하게 봐주거든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아무래도 자존감도 높아지고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사명감을 갖게 되는 것 같고.(참여자 14)
참여자들은 감염관리의 목적이 강화된 진료환경 변화로 인해 인간의 존엄을 위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이 불편해졌다. 가족도 없이 혼자 죽어가는 환자, 비닐에 싸여 폐기물 박스 옆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옮겨질 장소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환자의 시신을 보며 죽어서도 안식을 취할 수 없는 쓸쓸하고 비참한 죽음 앞에 참여자들은 문득 자신과 가족의 모습을 떠올려 보며 마음이 숙연해졌다.
환자분 돌아가시면 처치하고 시트 다 덮어드리고 이제 상례사가 와서 그런 작업을 하고 모시고 가는데 이 분이 감염 환자이다 보니까 투명 비닐로 싸요. 그다음에 검정 비닐로 한번 싸고. 근데 그 모습이… 제가 CCTV를 통해서 보는 환자의 그 모습은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했다는 느낌, 그리고 내가 죽었을 때 내 가족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는 게, 그래서 지금 그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요.(참여자 2)
참여자들은 감염 전파위험 때문에 복도에조차 나오지 못하고 병실 안에서만 몇 날 며칠을 지내면서 원하는 것을 할 수도 없고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할 수도 없게 된 환자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더구나 누군가에 의해 모든 것이 끊임없이 관찰되는 발가벗겨진 것 같은 생활에 힘들어하는 환자를 보며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해 보지만 마음은 여전히 개운치 않았다.
산모가 5명인가 있었는데 오예스 하나, 초코파이 하나 우리들 먹을 간식을 똑같이 배분해서 비닐에 말아서 드렸을 때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산모가) 이게 먹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이 병동에 입원 안하고) 있었으면 앞에 슈퍼가서 사 먹으면 되는 거고 별거 아니거든요.(참여자 5)
할머니가 이동식 변기룰 쓰니까 그 앞에 있던 환자가 ‘나를 왜 화장실에 가둬놨냐?’고(하는데),적어도(변기를 쓸 때) 커튼이라도 칠 수 있으면 이런 상황에 대해서 서로 보호를 해 줄 수 있는데… 이동식 변기를 쓰는 분(할머니)도, 멀쩡한 분도, ‘왜 나를 배려를 안 해 주냐?’(라고 하면)(환자를) 인격적으로 못 대해준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참여자 17)
근무시간 내내 물 한 모금, 밥 한 숟가락도 입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뛰어다녔던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진 처우에 참여자들은 고마움을 느꼈다. 잘 갖추어진 업무 환경은 동료들에게 싫은 소리 하지 않고 환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일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참여자들은 이런 특별했던 대우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간호업무를 위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전담병동 뿐만 아니라 모든 병동에 지금과 같은 업무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딱 코로나 병동 되다 보니까 식사시간이라던지(이런게 있고)… 간호사들 오버타임이 없는 거예요… 우리가 정말 이렇게 일을 해야 되는 건데… 간호사들이 와서 일하면서도 막 하하호호대면서… 뭐 새소리가 재잘재잘대는 것처럼 얘기를 하는 게 너무 이뻐 보이죠.(참여자 6)
두려운 마음에도 전담병동 근무를 결심했고, 그간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는데 보상을 바라고 근무를 선택했을 것이라는 조롱 섞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들이 들려왔다. 참여자들은 그간의 노력과 고생이 한낱 보상금으로 저울질당하는 것 같은 씁쓸함을 느꼈다.
저희가 코로나 처음 시작할 때는 두려움,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감염되지 않을까? 이게 되게 포커스였잖아요. 이제는 그게 변질돼서 돈이라는 거와 같이 연결이 돼 버리는 거예요. 와 진짜, 돈과 관련된 이런 이게 딱 돼버리니까 조금 이렇게 마지막에 씁쓸하다 그래야 되나요? 뭐 조금씩 정리하는 입장에서 나는 최선을 다했다가 아니라 돈 받고 일하는 거 이렇게 돼 버리는 게 돼서 솔직히 조금. 음… 속상해요.(참여자 3)
본 연구는 거점병원 간호사의 전담병동 업무 경험을 탐색한 것으로 참여자들의 경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양상이 변화되어 준비단계, 혼란단계, 안정단계로 구분하여 결과를 제시하였다. 준비단계에서 참여자들의 경험은 ‘앞으로 나아가기를 머뭇거림’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갑작스러운 거점병원 운영 소식에 질환에 대한 충분하지 않은 정보와 경험으로 간호현장에 들어서야 하는 것에 두려움을 경험하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염 질환에 본인이나 주변인들을 감염시키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의 감염에 대한 걱정, 불안, 공포감 등은 감염 환자 간호에 대한 선행연구의 결과와 유사하다[16, 17, 18, 19, 20, 21]. COVID-19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의 경험에 대한 체계적 고찰 연구[22]에서도 COVID-19에 대한 제한된 정보와 가족의 안전에 대한 간호사들의 염려가 주요한 주제로 도출되었다. Sun 등의 연구에서 근무 첫 주에 감염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되었는데[16], 본 연구에서는 업무 준비 시기와 초기에 두드러졌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감염보다 가족 등 주변인에게 감염을 전파시킬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주로 표현하였는데, 선행연구에서도 가족에 대한 감염전파에 대한 걱정이 보고되었고[21],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간호사 스스로 ‘자가 격리’를 하는 등 간호사들의 감염에 대한 심리적 우려가 있음이 드러났다[23].
참여자들은 감염 환자 업무 참여 여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스스로를 위로하였다. 예를 들면 전담병동 업무와 새로운 병동으로 이동한 경우의 어려움을 비교해보거나 방호복을 입고 벗는 장면을 연상하는 이미지 트레이닝 등으로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는 간호사라는 전문인으로서의 책임감과 감염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 사이에서 겪는 간호사들의 고뇌를 드러낸 것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기적 대처 전략을 활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ackin 등의 보고에서도 간호사들은 COVID-19 환자 간호와 관련된 부정적 영향에 맞서기 위해 단기적인 대처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였으며[24], Jia 등은 이러한 전략들이 정서적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25]. 한편, 감염 환자를 간호할 당시의 적응적 대처와 적절한 인지 훈련이 이후 소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26]와 준비단계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드러난 본 연구의 결과를 고려할 때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조직 차원의 준비가 초기부터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 감염병 업무가 의료진의 스트레스와 적응,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있으나[17, 27, 28, 29], 효과적인 대처 전략에 대한 탐색적 연구는 부족하다. 추후 의료인의 스트레스 대처전략과 장단기 결과에 대한 추적 연구를 통해 조직문화에 적합한 스트레스 대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COVID-19 환자를 돌보는 현장에 참여하게 된 간호사들은 불확실한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라는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용기를 내었는데, 이는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꿋꿋하게 일어남’의 범주로 도출되었다. 국내외 연구에서도 감염병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들의 경험으로 ‘간호사의 사명감’, ‘책임감’, ‘직업적 책임과 정체성’ 등을 보고하고 있어 본 연구의 결과와 일관된다[17, 18, 30]. COVID-19 환자 간호경험에 대한 연구결과에서도 ‘헌신적 책임’, ‘일선 현장에서의 책무’ 또는 ‘나의 임무’ 등을 보고하는 등 간호사들은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직업적 책무에 대한 인식으로 극복하려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31, 32, 33]. 한편 일부 연구에서는 너무 위험하지만 간호사라는 책임감 때문에 해야 한다는 ‘윤리적인 압박감’을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었으나[18], 본 연구참여자들의 경우 업무 선택 과정에서 압박감을 경험했다는 보고는 없었다. 이는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공공기관 소속으로 국가 위기상황에서 필수 의료를 수행해야 하는 미션을 중요하게 생각한 결과일 수도 있다. 다만, 같은 상황에서 업무를 선택하지 않았던 간호사들의 경험을 본 연구에서는 파악하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한 추후 연구를 통해 본 연구결과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
전담병동에 배치되어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초기에 참여자들은 ‘낯설고 혼란스러움’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신종 감염병에 이환된 환자들에 대해 여느 환자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짐작을 하였고, 환자들도 ‘죄인’이 된 것처럼 말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COVID-19의 1, 2차 대유행 시 집단 감염의 주요 진원지가 되었던 일부 단체에 대한 국민적 비난이 컸던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감염자를 이질적인 집단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드러난 결과로 생각된다. 또한 참여자들은 어색하고 불편한 보호 장구, 수시로 변경되는 업무지침, 혼란한 상태의 환자들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하였는데 선행연구에서도 감염 환자 업무에 투입된 간호사들이 초기에 낯선 보호 장구, 부정확한 정보와 지침, 격리에 협조해 주지 않는 환자와 보호자로 인해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6, 34]. 선행연구에서 감염 환자를 돌보기 위한 적절한 훈련의 수준이 의료진들의 소진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26]된 만큼, 업무 초기 혼란 요소를 구체적으로 탐색하여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원이나 체계 및 훈련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업무 초기 참여자들이 우왕좌왕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정부 파견 인력과의 협력의 어려움이 언급되었다. 과거 MERS-CoV 유행 당시 의료진 부족에 대한 대응이 이루어지지 못한 반면[34], COVID-19 유행 시 정부 차원의 의료인력 지원은 초기에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 의료 현장에서는 파견 인력의 업무 역량이나 기관의 시스템 적응 등의 문제로 업무 분장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향후 인력 지원의 원칙이나 방법, 효과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며, 이에 따라 업무 내용과 난이도를 고려한 적정 직군의 유형과 배정 인원, 투입 시기 등을 결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인력투입지침이나 체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감염전파에 대해 노심초사하고 환자 상태의 급작스러운 변화를 보며 매일매일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 같은 경험을 하였다. COVID-19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신종 감염병이라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은 급속히 악화되는 환자를 보면서 환자의 결정적 징후를 알아채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경험하였다. 경우에 따라 이런 경험은 불필요한 부정 정서를 초래할 위험이 있는 바 추후 의료인력을 대상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전 질병 경과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활용한 교육이나 훈련, 정기적인 정서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겠다.
우왕좌왕했던 혼란스러움은 업무지침이나 환경정비가 이루어지면서 비로소 안정단계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 단계에서 참여자들은 환자를 가까이 접촉하는 경험이 늘어나면서 환자에 대한 편견이 점차 감소되었고, 완전히 격리되어 간호사들만을 의지하는 환자들의 답답함에 자신들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환자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환자를 한 인간으로서 바라보며 돌보는 과정에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진정한 간호를 한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였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려고 함께 애쓰고 있는 동료들에게 동료애를 느꼈다. 이러한 경험들은 주변 사람들의 격려와 인정과 함께 간호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성장시켜 주었다. 선행연구에서도 감염 환자 간호에 참여한 간호사들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후 간호사로서의 성장을 경험했으며 국가 재난 상황에서 양질의 간호를 제공하고 책임을 완수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16, 18, 31], 이 경험이 환자 치료에 대한 책임과 의욕을 향상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보고하였다[35, 36]. 또한 이런 경험을 한 간호사들은 이후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 또다시 지원자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17].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경험을 가진 의료진들이 가치 있는 인적 자원으로서 인정받으면서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지체계를 유지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16]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 것이다.
신규 환자의 발생이 감소되고 업무적으로 안정되었지만 참여자들에게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가 남아 있었다. 초점집단 면담에서 참여자들 대부분은 환자의 임종 과정에 대한 경험을 표현할 때 한숨과 눈물을 보이며 집단의 역동이 강렬해졌다. 참여자들은 임종 환자를 처음 본 것도 아니고 감염관리가 최우선 과제임을 알지만 존엄하지 못한 임종을 맞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 또한 참여자들은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CCTV를 통해 환자의 신체를 포함한 모든 생활이 타인에게 노출되거나 병실 복도에조차 나오지 못하는 환자들의 신체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을 보면서 간호행위의 정당성에 대해 고민하였다. 이러한 쟁점에 대한 탐색은 환자 간호에 대한 간호사들의 윤리적 갈등에 대한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COVID-19 환자 간호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윤리적 갈등에 대해 탐색하고, 이에 대한 근거기반의 지침을 마련하여 간호의 가치를 높이는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과거와 비교하여 충분한 인력과 식사와 휴식시간이 보장되는 변화된 근무 환경이 만족스러웠고 이것이 지속되기를 바랬다. 개선된 근무환경은 환자에게 처치만을 제공하는 간호사가 아닌 참된 의미의 간호를 하는 간호사로서 다가가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적정 인력배치와 근무환경 개선은 환자 안전과 간호의 질 향상에 직결되는 것으로 감염병 대유행이라는 절박한 간호 현장에서 현실로 경험하게 되었지만 이를 기회로 적정 간호 인력 배치와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 정책적 차원의 검토와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
끝으로 본 연구의 결과 감염대응 인력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이 자칫 그들을 또 다른 어려움에 처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음이 드러났다. 감염병 위기 시기 거점병원과 전담병동 운영은 필수적이지만 불가피하게 조직 내 부서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특히 전담병동 외 의료인력의 업무 부담과 과중을 초래한다. 그러나 현재 거점병원 인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상은 전담병동 간호사와 파견 인력에게만 국한되어 구성원들 간의 갈등 유발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을 일선 의료기관에만 맡겨두기보다는 정부 차원의 포괄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관에서는 전담병동 간호사들의 자부심을 훼손시키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이 단순한 금전적 보상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 인정하는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신규 간호사 교육 등에서 이들의 생생한 경험들이 교육적으로 활용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의 경험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격려하는 것 등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드러난 이 같은 결과는 감염병 대유행이 진정되어 의료기관이 원래의 기능으로 복구하는 시기까지 국가와 조직 차원의 세심한 고려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주로 감염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에 초점을 두었던 선행연구와 달리 전담병동 운영 전반에 걸쳐 간호사가 경험하는 환자 간호와 조직 및 개인 측면의 업무 경험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석하여 제시하였다. 인간의 경험이 단계에 따라 완전히 구분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시기별로 지배적인 업무 경험을 분석하여 향후 의료기관의 감염병 대응체계구축과 운영 시 고려해야 할 쟁점과 전략을 수립하는데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추후 연구를 제언한다. 먼저 본 연구에서 자료수집은 감염 병동 운영이 안정된 시기에 시행되어 초기의 경험은 참여자들의 기억에 의존했고 병동 운영 종료 직전이나 직후의 경험은 포함하기 어려웠다. 추후 개인 일지 등을 활용하는 자료수집방법을 제언하며, 운영 종료 후 경험을 탐색함으로써 감염병 위기 대응 경험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돕는 연구를 제언한다. 둘째,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COVID-19 환자 간호업무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였으므로 그렇지 않은 간호사들의 경험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추후 연구를 통해 이들의 경험을 비교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 COVID-19 환자 업무는 파견 간호사를 비롯한 다양한 지원인력 간의 협업으로 이루어졌으므로 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율적인 인력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양한 직군의 업무 경험을 탐색하는 추후 연구를 제언한다. 끝으로 본 연구에서 감염관리를 목적으로 운영한 시스템에서 환자의 인권과 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요소가 내재 될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이에 대한 법적 근거 또는 구체적 지침 수립을 통해 의료진의 윤리적 딜레마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개발을 위한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COVID-19 환자 간호업무를 수행한 참여자들이 한 인간으로서 두려움 속에서도 의료인이라는 사명으로 국가 위기 상황을 감당해 가는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드러내었다. 참여자들은 때로 자신들의 값진 경험의 의미가 물질적 보상으로 훼손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도 있지만 더 가까이에서 환자를 간호하면서 인간 존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간호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성장을 경험하였다. 신종 감염병 시대 의료기관 중심의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일선 간호사들의 업무경험과 그 의미를 탐색한 본 연구는 간호사들이 긍지를 가지고 건강하게 환자 간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에 대한 다차원적인 함의를 제시하였으며,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AUTHORSHIP:
Study conception and design acquisition - OIO, YSJ, and NKA.
Data collection - OIO, and NKA.
Analysis and interpretation of the data - OIO, YSJ, and NKA.
Drafting and critical revision of the manuscript - OIO, YSJ, and NKA.
This work was supported by National Health Insurance Medical Center grant (No.NHIMC2021CR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