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Daejeon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Daejeon, Korea
2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Kongju National University, Gongju, Korea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in depth the essential structure and meaning of disease experience for the elderly living alone with Parkinson disease, and provide basic data and grounds for national and social support measures and nursing intervention development for them.
METHODS
In this study, van Manen's hermeneutic phenomenological methodology was applied, and data were collected from April to September 2015. Participants were 12 elderly people aged over 65 who live alone in Chungcheongnam-do and Daejeon Metropolitan City and have Parkinson disease. Data were collected until saturation through in-depth interviews and participant observations.
RESULTS
Through analysis of the experience of participants of this study, 7 essential themes and 18 investigated themes were derived in the 4 existing bodies of world of life that they experienced. “Can't accept the disease that came after a hard lifeâ€, “Catch the hopesâ€, “Feel painful body and soul because my body does not move at willâ€, “Want life and death without pain anymoreâ€, “Don't want to reveal my disease to othersâ€, “Look for something to rely on and to feel secureâ€, and “Want to return the helps that I received from others†were derived.
CONCLUSION
It is suggested that nursing providers must provide individualized nursing intervention, which the elderly living alone with Parkinson disease truly need, through deep sympathy for their disease experience.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in depth the essential structure and meaning of disease experience for the elderly living alone with Parkinson disease, and provide basic data and grounds for national and social support measures and nursing intervention development for them.
In this study, van Manen's hermeneutic phenomenological methodology was applied, and data were collected from April to September 2015. Participants were 12 elderly people aged over 65 who live alone in Chungcheongnam-do and Daejeon Metropolitan City and have Parkinson disease. Data were collected until saturation through in-depth interviews and participant observations.
Through analysis of the experience of participants of this study, 7 essential themes and 18 investigated themes were derived in the 4 existing bodies of world of life that they experienced. “Can't accept the disease that came after a hard life”, “Catch the hopes”, “Feel painful body and soul because my body does not move at will”, “Want life and death without pain anymore”, “Don't want to reveal my disease to others”, “Look for something to rely on and to feel secure”, and “Want to return the helps that I received from others” were derived.
It is suggested that nursing providers must provide individualized nursing intervention, which the elderly living alone with Parkinson disease truly need, through deep sympathy for their disease experience.
최근 우리 사회의 고령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가장 뚜렷한 변화는 노인독거가구의 급격한 증가 현상이라 할 수 있다. 65세 이상 1인가구는 2015년 120만 3천 가구(32.8%)에서 2045년에 371만 9천 가구(34.9%)로 2015년에 비해 3.1배로 증가할 전망[1]이어서 이에 대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독거노인의 경우 무력감과 외로움을 보통 이상으로 느끼고 사회적 지지 또한 잘 받지 못하며[2], 가사서비스 원조 및 간호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과 동거하지 않기 때문에 삶의 질 문제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3] 사회적 취약집단이라 할 수 있다. 신체적, 심리적 노화현상을 겪게 되는 노인에게 가족은 매우 중요한데[4] 노년기에 생활 만족과 건강회복 및 질병에 대한 대처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어[5] 독거노인에게 가족은 가족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겠다.
연령이 중요한 발병요인의 하나로 밝혀진 파킨슨병은 전체 연령에서 발병한 파킨슨병 발생률에 비해 60세 이상에서 약 4배 정도가 많았으며, 해마다 발생률이 증가하여 연평균 60세 이상 파킨슨병 발생률의 증가율은 약 8.0%이다[6]. 이렇듯 파킨슨병은 노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 퇴행성 신경계 질환[7]으로 초 고령사회로 다가서며 노인독거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건강문제이다. 안정 떨림, 경직, 운동완만 및 자세 불안정성이 특징적인[8] 파킨슨병은 노인들로 하여금 일상생활 활동을 어렵게 하여 결국 타인에게 의존하도록 만들며[9]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까지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증상의 악화를 경험하면서[10] 평생 동안 신체적 · 정신적 · 사회적 문제를 안고 살아가야만 한다.
파킨슨병에 대한 국내 · 외 연구를 검토해 보면, 질병 자체에 중점을 둔 의학 분야의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고, 다수의 조사연구[6, 7, 8, 9, 10, 11]와 파킨슨병 환자의 경험을 밝힌 질적 연구[12, 13], 젊은 나이에 발병한 파킨슨병 환자의 경험을 밝힌 질적 연구[14]가 진행되었으나 파킨슨병을 앓으며 혼자 지내고 있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파킨슨병은 병이 진행해감에 따라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어 그 어떤 질환보다도 가족의 지지가 필요하나 선행연구들로는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의 개별적인 체험을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노인인구의 급증에 따른 노인독거가구의 증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파킨슨병을 앓으며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의 체험 현상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파킨슨병 독거노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생활 세계에서 겪는 독특한 질병체험을 구체적이며 심층적으로 해석하여 파킨슨병 독거노인의 질병체험에 대한 본질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기반으로 파킨슨병 독거노인과 그들을 돌봐야하는 의료인에게 질 높은 개별화된 간호제공의 기초자료를 제시하고자 하며, 파킨슨병 독거노인을 위한 지원책 마련의 토대가 되어 사회적 · 국가적으로 당면한 문제에 대한 실천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본 연구의 목적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독거노인의 질병체험에 관한 본질적 구조와 의미를 탐색하여 그들의 생생한 체험 현상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른 연구 질문은 ‘독거노인이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살아가는 체험의 의미는 무엇인가?’이다.
본 연구는 파킨슨병을 가진 독거노인의 질병체험에 관한 본질적 구조와 의미가 무엇인지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하여 van Manen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방법[15]을 이용한 질적 연구이다.
본 연구자는 종합병원에서 15여년을 근무하는 동안 다양한 노인 환자를 간호하면서 노인간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간병할 보호자도 없이 홀로 입원하는 노인 환자들을 만나기도 하였고, 노인 관련 연구를 위한 요양원이나 노인의 자택 방문시 거동이 어려운데도 홀로 지내는 노인들을 만나기도 하였다. 특히 ‘홀로 사는 노인이 파킨슨병처럼 독립적인 보행이 어려워지고 그로 인하여 일상생활을 스스로 수행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살아갈까?’하는 것이 궁금해졌으며, 이는 ‘파킨슨병 환자의 질병체험에 관한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발전하였다.
파킨슨병 독거노인의 질병체험에 관한 의미를 탐구하기 위하여 형성한 현상학적 질문은 ‘독거노인이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이다.
연구자의 가정과 선이해가 면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참여자와의 면담에서 개방적인 질문으로 시작하고 참여자들의 진술을 따라가며 가능한 참여자가 자신의 체험을 스스로 풀어 내도록 하였다. 또 자료수집이 완결될 때까지 현상학적 문헌고찰을 의도적으로 자제하였으며, 현상학적 환원을 시행하고자 노력하였다.
파킨슨병은 가장 흔한 신경계의 퇴행성 질환의 하나로 1817년 James Parkinson에 의해 처음 보고되어[8] 명명하게 되었으며, 동양에서는 ‘풍병(風病)’으로 명칭하였다.
연구자는 혼자 살면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노인의 질병체험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양한 문학과 예술작품을 추적하여 본 연구 현상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충청남도와 대전광역시에 살고 있는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면서 부인과 사별한 독거노인 총 12명이다(Table 1). 개인의 경험을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참여자를 확보하기 위하여 목적적 편의표본추출 방법을 활용하였으며, 인구사회학적 특성은 가능한 다양하게 추출하고자 노력하였다.
Table 1
Socio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본 연구는 공주대학교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KNU_Institutional Review Board 2015-28)을 받았으며, 연구참여자의 윤리적 측면을 보호하기 위하여 Beauchamp와 Childress[16]의 4가지 원칙에 따랐다. 연구참여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의사를 확인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았으며, 녹음된 면담 내용과 필사한 자료를 포함한 모든 기록은 누출되지 않고 익명성이 보장될 것임을 약속하였다. 모든 연구자료는 연구목적 이외에는 사용되지 않을 것과 참여자가 연구참여를 철회할 권리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자료수집은 연구 질문에 기반을 둔 개방형 질문과 반 구조화된 질문을 이용한 비지시적 심층면담 및 참여관찰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참여자별 면담 횟수는 2~3회였으며, 1회 면담시간은 30분에서 6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먼저 신경과의 담당교수, 보건소의 독거노인 담당자, 노인장기요양보험 공단의 관계자가 참여의사를 확인해주면, 참여자의 병원 외래 방문일이나 보건소와 노인장기요양보험 공단의 담당자가 자택 방문 시 연구자가 함께 동행하여 참여자와의 첫 만남을 가졌다. 첫 만남에서는 연구에 대한 설명과 함께 서면으로 연구 동의서를 받고 면담을 진행하였다. 2차 면담에서는 주로 1차 면담에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경험이나 모호한 내용을 확인하였고, 3차 면담에서는 공통적으로 드러난 경험이 참여자의 경험과의 일치여부와 더 이상 새로운 진술이 나오는지에 중점을 두고 면담하였다.
면담내용은 동의하에 모두 녹음하였으며, 생생한 경험을 참여자가 스스로 풀어내도록 하면서 판단중지(bracketing)를 위해 노력하였다. 매번의 면담 후에는 관찰일지에 참여자의 비언어적 표현과 특징, 면담을 위해 자택에 머무는 동안 관찰된 참여자의 삶, 면담에 대한 연구자의 전반적인 느낌이나 질문 사항 등을 기록하여 자료의 충실성을 기하고자 하였다. 면담이 끝난후 연구자가 직접 필사하며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 동시에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다양한 문학 및 예술작품을 탐색하면서 파킨슨병 독거노인의 질병체험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van Manen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방법[15]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먼저 세분법에 따라 문장 하나하나를 읽어 내려갔으며, 다음으로 선택적 글읽기 방법을 통하여 파킨슨병 독거노인의 질병체험과 관련한 의미 있는 진술을 시간성, 신체성, 공간성, 관계성을 염두하면서 분리하였다. 이 네 개의 기본적인 실존체는 모든 인간 존재가 세계를 경험하는 실존적 토대로서 현상학적 물음 제기와 반성 및 글쓰기의 과정을 위한 생산적 범주이기 때문이다[17]. 마지막으로 전체론적인 글읽기 방법을 통하여 본질적 주제를 도출하였다. 또한 도출된 본질적 주제들이 문학과 예술작품 등에서 밝혀진 주제들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비교 · 분석하였다.
Lincoln와 Guba [18]가 제시한 질적 연구의 4가지 평가 기준인 사실적 가치(truth value), 적용성(applicability), 일관성(consistency), 중립성(neutrality)에 근거하여 연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사실적 가치를 위해 그들이 말하고 보여준 그대로의 생생한 자료를 수집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적용성을 위하여 분석 결과가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노인 환자의 경험에 적용 가능한지를 확인하였다. 일관성을 위하여 연구자가 진행한 연구 과정을 명확히 제시할 수 있도록 지도교수와 질적 연구 전문가로부터 지속적인 검토와 평가를 받았으며, 중립성을 위하여 편견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해석학적 현상학적 반성을 통하여 파킨슨병 독거노인이 질병을 체험하는 과정에서 7개의 주제와 18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체험적 시간은 인간의 고유한 경험이 담긴 주관적 시간이다[17]. 파킨슨병에 걸린 줄도 모른 채 힘들게 살아온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 파킨슨병을 가지고 홀로 살아가는 힘든 하루, 그 속에서도 나름의 삶의 방법을 찾아 적응해가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연구참여자들의 체험된 시간이 나타나 있다.
연구참여자들은 파킨슨병으로 인해 몸에 변화를 느꼈어도 진료 받을 겨를이 없을 정도로 힘들게 살아온 과거가 안타깝기만 하다. 사는 게 버거워 손이 떨리고 다리가 무거워도 병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지금까지의 고생과 노화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하면서 단지 그런 변화로 인해 일터에서 쫓겨나는 것만 걱정하며 지내왔다.
진료를 못 봤지. 그렇게 할 겨를이 없었어. 한참 벌어먹어야 할 땐데… 쉴 수가 있었나… 손이 떨리니께 뭐 그라다 이짝까정 떨지만. 그때는 못 댕길까봐 그것만 걱정했지뭐.
—(참여자 12).
파킨슨병 진단을 믿을 수가 없어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녀 보지만 원하는 답변을 들을 수가 없다. 그래도 참여자들은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
곧이 안 들었죠… 난 또 신경을 써서 이런디가 더 심하나보다 병이 더. 몸이 도져 가지구 아프나보다 그렇게만 생각을 했지… 파킨슨이 설마 나한테 파킨슨이 온다는 건 생각두 안 해봤어요.
—(참여자 3).
참여자들은 파킨슨병으로 고생스러운 삶을 경험하면서 병은 완치될 수 없으니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생각이라도 바꾸어야겠다고 각오를 하게 된다.
특별히 이렇게 자꾸 뭐 누가 물어보지 않는 한은 그냥 평범한 사람, 조금 불편하기는 해두 그것 때문에 이렇게 불편하구나 하는 생각을 안할라구요.
—(참여자 4).
파킨슨 걸렸어두 요렇게나마 살살 걸어 다닐 수 있으니까 그걸루 만족하드라구요… 이미 걸린 병을 어떻게 하겠냐구. 마음을 비웠지 인자.
—(참여자 6).
참여자들은 남에게 신세지지 않고 혼자의 힘으로 살아보려 약기운에 반짝하고 몸이 좋은 시간을 기다려 식사를 하는 등 나름의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이들의 하루는 온종일을 기어 다니며 살아내야 하는 힘겨운 시간이다.
죽기 아니면 살기루 사는 사람이니께. 기냥 죽지 않으면 사는 거구 그렇지 않아요 인생이, 사는 게. 웬만하면 기냥 있다가 기냥 몸이 움직일만 하믄 사는 거구.
—(참여자 9).
소변 볼래면… 한 삼십분은 걸려야 혀. 밥 한번 먹으러 갈래면 한시간은 걸려요… 그러니께 그 시간이 때워지는겨… 그렇게 겨 다니다 보면 시간이 다가요. 해가 져요.
—(참여자 10).
파킨슨병은 완치가 안 된다고 알고는 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침을 맞거나 의료기기 체험장을 다녀보는 등 파킨슨병에 좋다는 다양한 방법들에 매달려본다.
하여간 나 대전 와 가지구 수년 돈 막 쓰고 돌아다녔어 병원에… 우리 아는 형님이 병원 다니지 말고 거기를 다녀봐라 그래… 삼개월 거기 다니면서 피가 맑아지면 파킨슨이 없어질 거 아냐… 내가 해보는 데까지 해본다 하는 거야.
—(참여자 11).
참여자들은 파킨슨병이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그래도 건강했던 예전 상태로 돌아가 일상의 일들을 하며 살고 싶어 한다.
내가 건강해서 돌아 댕겼으면 좋겠어. 저런디 나가 풀도 뽑구. 큰일은 아니어두 예전에 했던 일… 그게 소원이여. 그 정도만 건강하면 좋겠어 더는 안 바랴.
—(참여자 9).
체험적 신체는 인간은 세계 속에서 신체적으로 존재하며 누군가를 만날 때 그의 신체를 통해 만나게 된다[17]. 파킨슨병을 온 몸으로 겪게 되는 연구참여자들의 고통스러운 체험된 신체가 나타나 있다.
병이 진행되면서 자신의 몸인데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는 행동이 점점 많아지게 되고 통증이 심하여 잠도 이룰 수 없는 날들이 늘어나면서 몸뿐만 아니라 마음마저도 힘들어지게 된다.
입이 부리키구 혓바닥두 그냥 뭐가 나구. 아주 여러 가지여. 다리가 빠지구 아래 하체가 힘이 없어. 오줌두 약간들 마려울 때 가야지 쪼끔만 참으므는 찔끔. 아주 사람 죽이는 겨.
—(참여자 1).
참여자들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몸 때문에 삶이 불편하고 고통스러우며 경제적 어려움까지 직면하고 있다. 병이 심해진 경우에는 요양보호사의 도움이 없다면 식사도 못하고 소변도 볼 수 없어 단 하루를 버텨내기도 힘들게 된다.
몸띵이 성하구 살어두 어려운디 몸띵이 션찮은디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알어요. 누가 다치라는 것두 아니지만 내가 다쳤어두 그게 힘들어.
—(참여자 9).
더 힘들지. 밥두 굶지.. 생각할 수가 없지. 그렇게 살두못햐… 오줌도 쌀 뻔했는데 갱신히 참았어… 못 일어나는데 어떡해. 참으야지 어떡햐.
—(참여자 10).
몸뚱아리가 느려지니까 어쩔 수가 없어. 천천히 해서 먹구 살으야지 어떡해… 내 몸이 말을 안 들으니께 태도가 바뀔 수밖에 없지… 삶이 느려졌어.
—(참여자 11).
참여자들은 어렵게 살면서도 남에게 베풀며 선하게 살아왔는데 무슨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지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완치도 안 되는 병’, ‘몹쓸병’을 얻어 서글프다.
내가 참 젊어서는 누구 주기두 좋아하구. 쌀두 퍼 주구 보리쌀두 퍼 주구… 내가 왜 이런 못된 병에 걸렸나… 뭐 하나래두 베풀었으면 베풀었지.
—(참여자 8).
만날 서러워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지… 살어온 게 억울해서… 고생하고 살았으면 끝이래두 좋으야는디 왜 내가 몹쓸병에 걸렸나. 무슨 죄가 많아서 이런 병에 걸렸나.
—(참여자 10).
체험적 공간은 인간이 느끼는 공간으로 주로 언어 이전의 것이다[17]. 파킨슨병을 앓으며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홀로 지내는 연구참여자들의 체험된 공간이 나타나 있다.
점점 악화되는 병 앞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시설로 옮겨지는 것이다. 혼자서 살아온 외로운 집이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죽는 날까지 살고 싶다. 노인들 사이에서 ‘죽음의 대기실’로 불리며 살아서는 다시 나올 수 없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시설로 들어가 세상과 단절되는 것이 두렵다.
걱정이 되지. 암껏두 몰르구 화장실도 못 가고 그러면 여기 집에다 두던 안 할테구 인자 시설루 보낼 테지. 시설루 가더래두 그 고상을 하느니. 내가 정신을 바짝 채리야겠다.
—(참여자 8).
요양원 같은 데는 가기 싫은디. 이렇게 하구 살다 죽었으면 좋은디… 못 갈 디는 거기더라구… 사람들 말마따나 요양원에 가는 건 죽음의 대기실이래잖아.
—(참여자 9).
우리 사춘 시동생이 있었는데 요양원에 가서 두 달 만에 죽었어요. 못 먹으니께. 거기서 이렇게 먹구 싶은대로줘?… 산골에 가서 하나 있어. 죽으니께 기별을 해서 자식들이 가서.
—(참여자 12).
연구참여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스스로의 삶을 영위하지 못해 남의 신세를 져야 하는 ‘걸리적거리는 돌’과 같은 존재가 될까하는 것이다.
파킨슨병 걸려가지고 남이 신세지구 살면 뭐 할까… 내가 걸리적거리는 돌이 될까 봐 그게 문제예요.
—(참여자 4).
나 인제 약두 못 챙겨 먹겠어 인제 어떻게 한댜… 또 오줌 싸고 그라믄 누가 나를 감당할껴… 이게 얼렁 가는 병이 아녀… 이제 겨 댕기두 못 하겄네.
—(참여자 10).
몸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참여자들은 죽음이 가까워 옴을 느끼게 된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죽음을 지켜볼 사람 없이 홀로 맞게 될 죽음이 두렵다.
갈려구 하는 것이 가까워 오는 것 같아… 신문에 나오잖아요. 사람이 죽어갔구 몇 달 있다가 보니까 죽었더라구… 지금은 노트에 적죠. 내가 죽은 다음에도 이렇게 해달라고… 친구같이 지내요. 죽음하고.
—(참여자 7).
그때 갔으면 월매나 자연스러워… 그때 잠자는 듯이 그때 그냥 깜빡 세상 몰르고… 그냥 갔으면 얼매나 행복했을까… 암껏두 몰르구…
—(참여자 8).
체험적 관계는 인간이 타자와 공유하는 대인적 공간에서 타자들과 유지[17]되게 된다. 떨리는 몸으로 살아가기에도 힘든데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외로움까지 견뎌야 하는 연구참여자들의 체험된 관계가 나타나 있다.
참여자들은 자식들이 싫어할 거라 생각하여 아파도 내색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으며 살아가고 있다. 자식에게 떨리는 손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함께 식사도 하지 않는 자신의 처지가 서럽기만 하다.
벙아리 냉가슴 나 혼자 앓고 있어… 자식들이 다덜 직장 다니느라 바뻐 죽겠는디… 나 넘어진 줄은 모르지… 말 안하지… 내 자신이 서글픈 생각이 들어가요.
—(참여자 11).
손두 떨리구 그러니께는 남 앞에서 밥을 못 먹었지 뭐… 며느리 하구두 아덜 하구두 밥두 한자리에서 못 먹었어요. 숟갈을 죄다 흘려서… 드러워서 먹을 수 있어? 그 심정을 다 어디다 말해. 밤에는 울음으로 살었지 뭐. 말로는 못햐. 표현을 못햐.
—(참여자 12).
몸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남의 시선이다. 불쌍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자신을 위축시키며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창피하게 느껴진다.
죽구 싶은 마음뿐이고. 인제 내가 인간 같지 않고 내 자신이… 어디가도 자꾸 위축되고… 챙피해요… 내 자신이 불쌍해요… 손이 떨리니까 이렇게 눌르고 감추고.
—(참여자 3).
내가 자격지심에 안 만나. 왜냐햐면 내 몸이 이러니까 친구덜 만나면 그냥 내 자신이 만나기가 싫어져요… 니덜은 니덜대루 살아라. 난 나대루 살란다…
—(참여자 11).
병든 몸으로 홀로 살아가는 참여자들은 사람이 그립다. 이런 참여자들에게 요양보호사는 도움을 주러 오는 사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요양보호사를 가르키며)오는 날은 시계만 쳐다 보구… 그러니께 옆에 있으면 든든하다니께… 사람이 없으니까 어떡햐… 가족보단 더 잘 혀. 더 가찹지. 그래 내가 고맙지.
—(참여자 10).
참여자들은 떨리는 몸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감추려고 집에 은둔하게 되지만 너무 외로워서 무언가 의지할 거리를 찾게 된다.
뭐 아무것도 없으니까 텔레비전을 틀어놓는 거지… 보지도 않고… 교회는 아침 예배만 그냥… 맘 편하죠… 갔다와야 아프더라도 마음이 편하지.
—(참여자 3).
회관두 가서 그냥 얘기나 하믄 그냥 속이 좀 가라 앉어… 혼자 있으면 그냥 머리 속에 궁상만 떨구… 이렇게 누구라두 지껄이면 이게 정신이 들해.
—(참여자 5).
파킨슨병을 앓으며 혼자 할 수 있는 활동이 줄어들면서 사람의 도움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멀리 살아 자주 찾아오지 못하는 자식보다 실질적 도움을 주는 이웃과 요양보호사가 고마운 존재로 생각된다.
이우지서 걱정들을 많이 해 주구. 연락해서 연락 없으면 혼자 어떻게 됐나 하구 궁금해서 전화 막 불이 나구 그래. 그래 이우지 덕분에 사는 거지 뭐…
—(참여자 6).
병든 몸이 되어보니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아픔이 보이기 시작하며 자신이 받은 도움이 고맙게 느껴진다.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지만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서 죽은 몸이라도 주어서 받은 도움을 죽어서라도 갚고 싶다.
저 지금 시신 기증 한다구 했거든요. 그거는 오래됐어요… 남한테 이익을 끼치지 못하고 살았으니까. 그거나마 남한테 도움이 된다면 해서 기증을 한 거거든요.
—(참여자 4).
본 연구는 노인인구 급증에 따른 노인독거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과 만성적인 진행으로 독립적인 일상생활 수행을 어렵게 하는 파킨슨병에 주목하고자 하였다.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으로 홀로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신체적, 심리 사회적 문제들을 체험이 발생하는 생활세계를 중심으로 파악하였다. 따라서 4가지 실존체 즉 시간성, 신체성, 공간성, 관계성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연구참여자들은 병에 걸린 줄도 모르고 힘들게만 살아온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안타깝기만 하다. 파킨슨병 진단을 믿을 수 없어 여러 병원을 돌아다녀보지만 어디에서도 원하는 답변을 들을 수가 없다.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놀라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만이라도 바꾸며 살기로 마음을 다잡고 혼자서라도 살아보려고 기를 쓰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된다. 이는 ‘하늘이 무너지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래도 암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치료 및 민간요법에 의존하며 ‘이전의 나로 만들려는 노력’을 보인 연구[13]와 유사한 결과이다. 그러나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곁에서 돌봐줄 가족이 없이 홀로 파킨슨병을 감당하며 지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의 하루는 살기위해 버텨내야 하는 길고 힘든 시간이다. 이러한 참여자들이 살아내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생각이라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참여자들이 홀로 견뎌야 하는 시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 마련 외에도 심리적인 지지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낫지도 않는 병을 진단받아 절망스럽지만 그래도 떨기만 하지 아프지는 않은 병이라 생각하며 나름의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막상 겪어본 파킨슨병은 ‘아주 사람 죽이는 병’이었다. 아무 때고 떨리는 몸 때문에 사는 게 고통스럽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일생생활 유지의 어려움과 관련된 운동기능 장애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19]하게 되는데, ‘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몸뚱아리’ 때문에 ‘이전과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된다[13]. 그러나 정작 떨리는 몸 때문에 견디기 힘든 것은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바라보듯’하는 사람들의 시선이다. 선행 연구들에서 ‘부끄러운 나’[13]로 표현했으며, 자아위축[14]을 경험한다고 나타났다. 특히 노인은 혈연과 지연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으며[20] 개인보다는 관계 속에서의 삶을 중시하며 살아왔기에 떨리는 몸으로 살아야 하는 생활의 불편함보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더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떨리는 몸으로 홀로 일상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어려움을 덜어 줄 수 있는 재가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며, 잔존능력을 보존할 수 있는 운동요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거동이 어려운 대상자들에게도 접근성 높게 제공되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들 스스로가 떨리는 몸을 병의 증상으로서 인식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병든 몸으로 모든 괴로움을 홀로 감내하며 살고 있는 참여자들에게 감출 수 없는 두려움은 시설로 보내지는 것이다. 시설을 “죽음의 대기실”이라고 부르는 한 참여자의 말에서 시설은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는 못 나오는 곳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인에게 있어 ‘집’이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의 개념을 넘어서 노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곳[19]이기 때문에 익숙했던 집이라는 환경에서 요양시설이라는 새로운 환경으로의 이동은 노인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초래하는 사건[21]임에 틀림없다. 특히 전통적으로 유교의 효사상과 강한 가족중심주의 가치관의 영향을 받아온 우리 문화에서는 노인의 부양문제는 가족들이 당연히 감당해야 할 의무[22]로, 요양시설 입소는 불효라고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많으며, 부정적인 인식과 주위시선 등으로 인해 노인요양시설 이용을 꺼리는 실정[23]이다. 또한 노인에게는 자녀와의 이별로 위축되어 질 수 있으며[22],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노인의 ‘선택이 아닌 선택’이 되어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을 요구하는 생애에 있어 중요한 사건[24]이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거주지와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의 노인요양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며, 노인인구증가와 더불어 무분별하게 늘어나고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노인요양시설에 대하여 체계적인 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돌봄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요양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요양시설의 입소가 타의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의 선택이라는 점을 노인 스스로가 느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질환보다도 가족의 의존도가 높아 가족 지지가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4]을 주지만 본 연구참여자들은 지지받을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 못해 외로움 속에 사람을 기다리고 의지할 거리를 찾는다. 병이 진행되면서 기어 다니기조차 버거워지면 사람의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으며,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이웃이 큰 존재로 다가온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가족 중심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어 가족은 환자의 심리 · 정서적 상태에 가장 많은 영향[12]을 미치며, ‘가족과 주변의 지지’를 통해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게 된다[13]. 따라서 점점 핵가족화 되며 가족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의 기능을 부분적으로라도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사회적 지지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비롯하여 ‘치매국가책임제’를 통해 다양한 지원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재가서비스 및 노인공동생활가정 등 환자 및 가족의 부담을 덜기위한 노력들이 뒷받침되고 있다. 그러나 개별화되고 전문화된 서비스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고급 전문인력 배치도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이러한 지원정책들과 연계시킬 가족이 없는 대상자는 여전히 복지사각에 놓여있을 수 있어 이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며, 단순히 생활지원 서비스 차원을 넘어서 심리적 복지 실현을 위한 사회적,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파킨슨병 독거노인의 질병체험에 관한 본질적 구조와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van Manen의 해석학적 현상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였다. 파킨슨병 독거노인의 질병체험에 관한 본질적 주제는 체험이 발생하는 생활세계를 중심으로 도출되었다. 고생 끝에 생긴 병을 인정하지 못하나 시간의 경과 속에 처지에 대한 생각만이라도 바꾸려 노력하는 체험된 시간이 나타났으며, 마음대로 안 되는 떨리는 몸 때문에 심신이 괴로운 체험된 신체가 나타났다. 혼자서 지내는 외로운 삶의 터전이지만 자신의 집을 떠나 시설로 보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체험된 공간이 나타났으며, 남에게 병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반면 외로움에 의지할 거리를 찾는 체험된 관계가 나타나 파킨슨병을 앓으며 홀로 살아가는 독거노인의 삶이 도출되었다.
본 연구는 노인인구와 노인독거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파킨슨병 독거노인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사회적 취약집단으로 이들의 심층적인 이해를 도와 제도적, 정책적 지원 마련을 위한 초석을 제공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보편적인 지원정책이 아닌 개별화된 맞춤형 지원정책의 개발이 필요하며, 그를 위한 고급 전문인력 확충이 뒷받침 되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각종 지원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개개인의 경험을 통한 심층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하고 지속적인 질적 연구가 진행되어져야 함을 제언한다.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This article is a revision of the first author's doctoral dissertation from Kongju National Univer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