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중국 우한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COVID-19)은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452만명, 사망자 30만명, 우리나라의 경우 확진자 11,018명, 사망자 260명을 발생시키며(2020년 5월 15일 기준) 팬데믹으로 선언되어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1]. 아직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미진한 상황에서 재유행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COVID-19 팬데믹은 신종감염병 출현이라는 의료 분야의 사태를 넘어, 코로나 이전과 이후 시대와[2] 세계화 1.0과 2.0을 가르는[3] 문명사적 경계적 사건으로 규정되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 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관습 등 모든 분야에서 패러다임의 전환과 펀더멘탈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의 뉴노멀 시대에 코로나 이후의 큰 변화는 사회전반의 디지털화 스마트화이며, 보건의료 분야도 정부의 차세대산업 육성의지에 힘입어 ICT 기반의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산업화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원격의료는 의료법, 개인정보 보호, 의료전달체계, 의료 민영화 및 의료의 공공성 등의 합의가 어려워 본격적 추진이 어려웠다[4]. 그러나 COVID-19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면서 원격의료의 효율성과 유효성, 편의성 측면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
간호서비스도 사회변화의 큰 흐름에 맞추어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 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 명확한 방향성과 구체적인 로드맵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시대에 적합한 간호교육, 연구, 실무 분야의 대응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간호교육에서 간호사의 새로운 역할이 가능하도록 교육 공급자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정부는 포스트코로나 산업종합전략의 일환으로 온라인 교육과 유통, 에듀테크, 스마트헬스케어를 기회산업으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5]. 간호계는 이런 기회를 활용하여 융복합적 간호서비스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창의랩 등의 팀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다학제간 팀 교육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첨단 테크놀로지 기반의 스마트 교육환경을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효율적인 교육공학 시스템 설계를 통해 차세대 간호사의 스마트 헬스케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날로그 세대인 기성 교수자들의 인식개선과 디지털 교육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수 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육 수요자의 다양한 수준과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온디맨드형 학습콘텐츠 개발도 수반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래 신종질환 대응에서 글로벌 공동체의 연대와 협력 증진 역시 중요하다. 따라서 글로벌 시민의식과 협력적 팀워크를 증진시킬 수 있는 지식전달 교육이 필요하다. 학부와 대학원에서는 교과과정의 미래 방향적 개선과 더불어 경험 교육, 문제해결형 교육, 공감교육, 사회가치창출 교육과 더불어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영성교육이 요구된다.
둘째, 간호연구 측면에서 재난성 질환에 대비한 간호서비스 전달체계 구축에 대한 간호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지역사회 기반의 방역과 건강관리를 위한 ICT 기반의 다양한 효율적 가정/방문간호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며, 보건소/진료소, 학교와 산업 간호 등 지역사회 일차 간호서비스 간, 그리고 병원과 지역사회 일차간호서비스 간 효율적 연계 방안에 대한 연구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일차간호인력의 방역과 예방을 위한 지침 개발과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심도 있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언택트 시대에서 온라인 간호 교육과 상담 추구관리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간호수가에 대한 연구개발도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재난적 상황 대비를 위한 간호비상가동인력 운용체계를 구축하고 유휴인력의 확보와 다양한 형태의 재난 상황을 대비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도 개발되어져야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그리고 무인화 서비스 등 다양한 첨단과학 기술이 빠르게 접목되는 의료현장에서, 전인적 돌봄(wholistic care)의 간호서비스 목적을 구현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스마트 휴먼케어 서비스에 대한 간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다양한 간호 연구개발 추진을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기관의 연구개발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2020년 정부가 추진하는 ‘범부처 의료기기 사업’은 시의적으로 간호 기기와 스마트 간호 기기 개발을 통한 의료서비스 효율화와 편의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시의적이며 중요한 기회이다. 보건복지부의 감염병 위기대응 기술개발, 감염병 관리 기술개발 연구사업, 방역연계 범부처 감염병 연구개발 사업도 감염성 질환의 간호 관리 기술 등의 연구개발의 좋은 기회이다.
셋째, 디지털화 · 스마트화 간호 실무 측면에서 간호사는 변화의 주체로서(change agent) 고도의 전문간호서비스를(advanced care)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임상에서 간호사는 다양한 의료직종 간 코디네이터로서 협력의 리더십과 스마트 의사소통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안전한 의료 환경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하여 데이터 기반의 근거기반의 간호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특히 언택드 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간호서비스 수요가 증가될 것이므로, 기존의 환자 대면 상담과 교육은 온라인 서비스와 결합을 통한 블렌디드 방식으로 환자중심의 맞춤형 간호 교육, 상담 및 추구관리 프로그램을 개발제공해야 한다. 온라인 간호 서비스 플랫폼과 키오스크 등을 통해 다양한 의료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고 아울러 간호의 산업화 전략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COVID-19로 인한 보건의료서비스 변화는 디지털화 스마트화에 의한 고도의 전문 의료서비스로의 전환이며, 이는 전반적인 산업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미래에도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사람 중심의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간호 교육 연구 실무에서 협력적 리더십과 선도적 도전정신이 요구된다.
특별히 올해 2020년은 나이팅게일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자 ‘세계간호사와 조산사의 해’이다. 간호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기에, 뜻하지 않은 COVID-19 팬데믹 습격은 나이팅게일의 간호 정신을 깊이 성찰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나이팅게일은 크리미아 전쟁 시 군인들의 사망 원인이 부상보다는 취약한 환경으로 인한 감염에서 비롯된 것임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나아가 군대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정책 수립을 적극 이끌어냄으로써 군인 사망률을 대폭 감소시키는데 기여하였다. 전쟁 상황에서 한밤중에도 쉬지 않고 고통 받는 군인들의 곁을 지키고 돌본 ‘등불을 든 여인’ 나이팅게일은 개인은 물론 사회의 돌봄을 위해 행동하는 실천가이자 선구자였다. 글로벌 COVID-19 팬데믹 위기에서, 간호전문직은 21세기 글로벌 건강과 안전한 환경을 돌보기 위한 간호의 사회적 가치와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기 위해 나이팅게일의 헌신과 열정, 그리고 도전 정신을 기억하며 ‘간호의 등불’을 켜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