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scribe clinical practice nurse’s role experience working in a university hospital. Clinical practice nurses are a mix of certified and non-certified nurses. They perform some of the duties of physicians in addition to the work they do as nurses. In the future, such nurses may become advanced practice registered nurses.
Methods Focus group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three groups, each consisting of eight participants. The interview lasted two and a half hours per group. Data were analyzed using a thematic analysis method.
Results The analysis yielded four categories and 14 themes. The four categories were “seeking an escape from the repeated routines as a nurse”, “pioneering and developing new roles as a clinical practice nurse”, “confusion about professional identity due to ambiguity in role boundaries”, and “securing oneself as a team member and establishing a role as a clinical practice nurse”.
Conclusion The scope of advanced practice registered nurses’ roles was meant to have been established in 2020, but this was not achieved. Thus, studying the role experience of clinical practice nurses and their experiences is worthwhile and the results can inform legislation. The results of the study will also help establish a customized curriculum for advanced practice nurses and ultimately improve the quality of nursing services for patients.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scribe clinical practice nurse’s role experience working in a university hospital. Clinical practice nurses are a mix of certified and non-certified nurses. They perform some of the duties of physicians in addition to the work they do as nurses. In the future, such nurses may become advanced practice registered nurses.
Focus group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three groups, each consisting of eight participants. The interview lasted two and a half hours per group. Data were analyzed using a thematic analysis method.
The analysis yielded four categories and 14 themes. The four categories were “seeking an escape from the repeated routines as a nurse”, “pioneering and developing new roles as a clinical practice nurse”, “confusion about professional identity due to ambiguity in role boundaries”, and “securing oneself as a team member and establishing a role as a clinical practice nurse”.
The scope of advanced practice registered nurses’ roles was meant to have been established in 2020, but this was not achieved. Thus, studying the role experience of clinical practice nurses and their experiences is worthwhile and the results can inform legislation. The results of the study will also help establish a customized curriculum for advanced practice nurses and ultimately improve the quality of nursing services for patients.
최근 임상의료현장은 고령화, 만성 질환 증가 등으로 보다 효율적인 질환 관리가 요구되며, 의료진의 전문성과 함께 입원의 전 과정에 대한 통합적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환자관리의 최전방에 있으면서 각 임상과 및 지원 부서와의 교량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진료지원간호사 역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지금까지는 기피 진료과이며, 만성적인 전공의 부족에 시달리는 흉부외과, 일반외과, 신경외과, 비뇨의학과에서 경력간호사를 배치하여, 전문진료지원간호사로 업무를 하게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고, 2017년에 시행된 전공의 특별법은 전공의의 근무시간 단축에 의한 전반적인 업무공백의 문제점을 낳고 있다. 특히 외과의 경우 전공의의 수련기간이 3년으로 단축됨에 따라 전공의 역할을 대체할 전문진료지원간호사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1].
국내에서는 전문간호사 자격자나 경력간호사로서 일정기간 훈련을 받은 간호사들을 임상전담간호사(clinical practice nurse), Physician Assistant (PA), Clinical Nurse Specialist (CNS), 전문간호사로 명명하며, 이들이 전문진료지원간호사로 역할을 하고 있는 추세이다[2]. 하지만, 대한병원의사협의회와 경기도 의사회는 전문진료지원간호사의 역할이 무면허 진료행위를 방조하는 행위라 하여 고발 센터를 개설하였고 상급종합병원 의료진 23명이 고발되기도 하였다[3]. 그러나 전문진료지원인력의 활용은 의료전문 영역 간의 문제가 아니며,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환자관리를 궁극적인 목표로 하여 관련자들 간의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법적인 제도가 미비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환자관리를 위해 전문진료지원간호사가 활용되고 있는 현 임상 상황을 직시하고 이들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과 새로운 역할을 수행함에 따른 적응경험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며, 업무수행의 어려움을 개선하여, 전문진료지원 간호사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역할정립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4].
실제로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은 급증하고 있는 환자와 의료기관 수에 비해 배출되고 있는 의과대학 졸업생 수가 수년째 동결된 상태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2019년 보건통계에 따르면 변화된 환경에 대응할 의사 수는 부족하다. 따라서 기대 수입이 높고 위험 부담이 적은 진료과에 대한 전공의의 선호로 수술 중심의 외과계에 지원하는 전공의 수가 줄어 심장혈관외과, 일반외과, 신경외과 등 외과계가 전문진료지원간호사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임상과가 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주치의들은 환자를 위해 전문진료지원간호사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반면 전공의들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다며 이를 반대하는 대립구도를 형성하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각 임상과에서 주치의 및 전공의와 협업하고 있는 전문진료지원간호사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뿐 아니라 전문진료지원간호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간호사들의 법적제도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전문진료지원간호사의 명칭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임상전담간호사를 대표적인 명칭으로 언급할 것이다. 임상전담간호사에 대한 법적체계의 미비, 교육이나 역할 규명 부재는 성장과 좌절이라는 양가감정을 갖게 한다[5].
법적체계 및 교육 과정인 임상전담간호사 제도와 별개로 현재 법적 자격과 교육과정이 제시된 전문간호사 제도는 90년대 초부터 정책을 추진해왔으나 초기 전문간호사 관련 법령은 자격인정 규정만 명시되어 있을 뿐 역할이나 업무범위가 규명되지 않아 전문간호사 교육과정은 외국의 전문간호사 역할을 전제로 한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진행해왔다. 전문간호사 역할에 대한 법적 장치의 부재는 전문간호사에게 기대되는 역할에 대한 협업 의사들의 이해부족을 초래하여 전문간호사를 활용하는 의사 개인 또는 임상과의 요구에 의해 이들의 역할이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행히도 2018년 2월 28일 전문간호사 관련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앞으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해지게 될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규명을 통해 역할갈등 관련 많은 부분이 해결되리라 생각된다[1].
현재 병원에서 임상전담간호사로 근무하는 자는 국공립 병원에 1,000명, 중소병원까지 포함하면 4,000명 정도이며[6] 소속 의료기관과 임상과의 요구에 따라 간호사에서부터 전공의의 업무까지 혼재된 형태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임상전담간호사는 전문간호사 자격증 유무와 상관없이 전문간호사 자격자에서부터 해당 임상과에서 비공식적 교육과 훈련을 받은 경력간호사까지 다양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대학병원에서 혼재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임상전담간호사를 대상으로 이들의 역할 경험을 연구하였다.
지금까지의 임상전담간호사와 관련한 대부분의 연구는 운영 행태 및 실태 조사를 하였다. 일부 임상전담간호사들의 경험에 대한 일 연구[7]에서는 불분명한 업무 범주와 교육 부재로 인한 어려움,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 직업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감, 임상과별로 각각 다른 다양한 역할로 인하여 낮은 직무만족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여러 어려운 임상현장속에서 임상전담간호사의 역할 수행을 위해 겪고 있는 인접 인력들과의 갈등 등의 경험들을 제시하였고[8], 이런 경험들은 환자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임상전담간호사라는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들의 진솔한 경험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9]. 하지만, 최근 급증하는 임상전담간호사의 수에 비해 임상전담간호사라는 명칭 하에 부여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함에 따른 경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으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반영된 연구가 절실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임상전담간호사 역할 경험에 대한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임상전담간호사의 역할 경험에 대한 주제 분석을 통해 경험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대학병원 임상전담간호사의 역할 경험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고, 역할 경험을 기술하는 것이다.
본 연구는 대학병원 임상전담간호사의 역할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 방법을 활용한 질적 내용분석 연구이다.
본 연구의 참여자 선정기준은 서울에 위치한 일 대학병원에서 각 임상과 외래와 병동에서 임상전담간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연구의 목적과 절차에 동의한 자이다. 참여자 수는 수집된 자료의 분석과정을 통해 포화가 이루어진 시점까지의 총 24명이었으며 2명을 제외한 모두는 현재 전문간호사 자격을 위하여 대학원에 재학 중이거나 이미 자격증을 가진 자였다(Table 1). 임상전담간호사의 다양한 경험을 수집하기 위해 임상전담간호사를 활용하는 전 임상과를 대상으로 하되, 선정 시 경력이 1년 미만에서부터 최대 12년까지 골고루 포함되도록 고려하였다.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N=24)
포커스 그룹 연구방법은 집단역동학에서 시작된 사회과학 연구방법으로 공통적인 경험을 한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수행하며 그룹당 7~10명이 적절하다[10]. 자료수집은 그룹당 8명으로 하여 1차 그룹은 7월 5일, 2차 그룹은 7월 13일, 3차 그룹은 7월 19일로 총 3회 진행하였다. 1차 그룹은 과 구분 없이 면담 진행하였으며, 2차 그룹은 내과계, 3차 그룹은 외과계로 나누어져 임상과 별로 그룹화하여 공통성 있는 주제를 통해 인터뷰할 수 있도록 하였다(Table 1). 인터뷰는 업무종료 시간을 고려하여 오후 6시에 시작하였고 장소는 참여자가 근무하고 있는 해당 기관의 회의실이었다. 인터뷰 소요시간은 회당 2시간~2시간 30분이었다.
시작질문은 ‘현재 임상전담간호사로서 수행하고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로, 이후 도입질문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역할은 본인이 예상해 온 역할인가?’, 전환질문은 ‘임상전담간호사로서 수행하고 있는 역할이 간호사로서 수행해 왔던 역할과 어떻게 다른가?’, 핵심질문은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역할이 간호사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임상전담간호사로서 업무수행을 하면서 느꼈던 갈등과 어려움은 무엇인가?’, 종결 질문은 ‘희망하는 임상전담간호사의 이상적인 역할은 무엇인가?’, ‘앞으로의 바라는 점,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로 진행하였다. 임상전담 간호사의 역할 경험에 대한 참여자의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해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역할과 일반 간호사 역할과의 차이점, 본인이 예상했던 역할, 이상적인 역할을 질문하였으며, 궁극적으로 올바른 역할 수행과 정체성에 대한 부분들을 마지막으로 질문하였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질적연구 경험이 많으며, 학교에서 질적연구 과목을 강의한 연구자가 진행하였고 연구 보조자가 장소를 확보하고 녹취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1차 인터뷰 자료는 2차 인터뷰 전에 분석을 종료하였고, 2차 인터뷰의 가이드가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3회에 걸친 인터뷰 후 주제 분석을 통해 진술들이 반복적으로 범주화되어 자료가 포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료분석방법은 아래와 같이 반영적 분석방법을 적용하였다[11].
• 1단계: 인터뷰 당시 녹음했던 내용들을 듣고 참여자의 진술을 그대로 필사하였다. 자료에 몰입하고, 친숙화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 2단계: 필사한 내용들을 반복적으로 듣고, 의미를 탐구하여 현상과 관련된 41개의 의미 있는 진술을 확인하였다.
• 3단계: 41개의 의미 있는 진술을 공통된 의미로 분류하고, 도식화 및 코드화를 통해 14개의 주제를 도출하였다.
• 4단계: 14개 주제를 도출된 의미가 공통성과 일관성 있게 4가지 범주별로 분류하여 주제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 5단계: 범주별로 주제들과 구성된 인터뷰 내용들을 확인하고, 범주별 내용들을 정의 내렸다. 진술이 도출된 결과에 반영되었는지에 대해 24명 참여자 모두에게 알리고, 동의하는 절차를 진행하였다.
• 6단계: 각 주제별로 인터뷰 내용들을 제시하여, 범주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과정으로 마무리 하였다.
본 연구는 대학병원 내 연구심의위원회의 승인(Y-2018-0059)을 거친 후 해당 의료기관의 임상전담간호 담당 관리자에게 연구의 목적을 설명한 후 자발적 연구참여에 대한 협조를 구하였다. 임상전담간호 담당 관리자는 자료수집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며, 연구대상자 모집 공고 및 연구 관련 설명은 연구보조원이 진행하였고, 자발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로부터 동의서를 받은 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연구자는 인터뷰 시작 전에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방법, 녹음, 그리고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후 수집된 자료는 본 연구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임과 함께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본인이 원하는 경우 언제든 철회 가능함을 설명하였다. 연구종료 후 수집된 자료의 폐기에 대해 설명하였으며, 구두 동의를 받았다.
질적연구의 엄격성으로는 중립성(neutrality), 일관성(consistency), 사실적 가치(truth value), 적용성(applicability)을 고려하였다[12]. 본 연구에서는 인터뷰 진행과 분석과정에서 연구자의 편견과 선입견 배제를 위하여 전문간호사 역할과 역할 경험에 대하여 연구자가 가진 가정을 반추한 후 이에 대한 참여자들의 경험을 그대로 수용하고 분석하였다.
일관성을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 방법을 포함한 다수의 질적연구방법을 진행한 본 연구자가 자료수집 및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사실적 가치의 확보를 위해 연구참여자 24명 모두에게 도출된 연구의 결과가 참여자들의 진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적용성 확보를 위해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은 임상전담간호사 3인에게 도출된 결과를 공유한 후 공감여부와 반복연구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한 의미 있는 진술에서 14개의 주제와 4개의 범주를 도출하였다(Table 2).
Table 2
Categories and Themes
간호사들은 부서에 따라 3년에서 5년의 경력이 쌓이면서 의사 처방에 의한 수동적 역할과 함께 습관적, 반복적, 기계적 업무로 진행되는 일상, 그리고 인정받지 못하는 전문직업인으로서의 한계를 느꼈다. 또한 3교대 근무는 환자중심의 통합적 사정이나 중재를 어렵게 하였고, 근거 중심 간호를 표방하며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는 있으나 과도한 업무로 인하여 그 결과를 업무개선을 위한 적용으로 연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또한 3교대로 인한 생체리듬의 교란과 에너지 고갈로 신체적 안녕을 삶의 최우선 목표로 만들었으며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이에 간호사로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어 현재를 벗어날 탈출구로서 임상전담간호사 업무를 적극 수용하였다.
참여자들은 대학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중증도와 질병의 복잡성, 열악한 간호사 대 환자비로 인하여 처방 수행과 병원 인증평가 기준을 충족하기에도 급급하여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하였다. 특히 신체적 리듬을 교란하는 3교대는 건강위협을 느낄 정도의 신체적 소진을 초래하였다고 하였다. 또한 환자관리라는 주어진 업무 외에 교육과 연구참여, 병원평가준비는 환자에게 할애해야 할 시간을 뺏는 결과를 초래하여 심적인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현행 간호 1등급은 인구고령화로 인한 질병의 중증도, 급성도, 복잡성의 증가라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서 간호사 대 환자의 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하였다.
3교대 특히 나이트가 너무 힘들어서 그냥 3교대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 임상전담간호사 모집 공고가 나서 지원을 했고, 이미 한 명의 간호사가 보는 환자 수가 너무 많은데다 기타 업무량이 많아 근무시간 내에 업무를 다하는 것도 되게 버겁다 라는 생각이 들었구요. 결과적으로 차팅도 다 일률적이고 볼 내용이 없어요. 루틴이나 JCI 기준에 맞게만 하고. 면회를 했으면 면회 차팅 외에는…(10)
교대나 중환자실 자체가 싫지는 않았는데 일단 밥을 못먹고 일하는 게 99%가 되면 바쁘기도 하다 보니까 살이 너무 빠지고 체력자체가 너무 휘청하면서 건강자체에 대한 위협을 많이 느껴서 그 때문에 부서이동을 해야 되겠다 생각을 계속해 오던 찰나에 이쪽에 자리가 있는데 오지 않겠냐고 연락을 받아서…(20)
참여자는 환자의 짧은 재원기간과 함께 부족한 간호 인력으로 인하여 사람중심의 포괄적 전인간호보다 생리적 안정을 우선함에 따른 단편적인 간호를 하는 상황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나타내었다. 다시 말하면 간호과정을 통한 비판적 사고보다 의사의 처방수행이 목적이 된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에 자괴감이 든다고 하였다. 이러한 업무의 특성은 간호사를 매너리즘에 빠지게 할 뿐 아니라 지겨움을 넘어 전문직업인으로서 역량개발을 위한 동기부여도 되지 않아 여기서 벗어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너무 기계적으로만 일하는 것들이 그래서 하나도 재미가 없고, 이걸 통해서 더 배워 발전적이고 새로운 걸 익히고 이런 게 아니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같은 일들만 계속하는 게 너무 지겨워 ‘나 이제 그만 둬야겠다’라고 생각하는 그 시점에 전담간호사 자리가 생겨 오게 되었거든요.(1)
어떤 환자는 일일 입원하고 다음날 가는 경우도 있어요. 2~3일 입원하는 환자라도 번표가 바뀌거나 환자배정이 달라지면 입원 전 과정을 볼 수 없게 되므로 통합적인 서비스를 할 수 없어 더 안타깝죠.(22)
참여자들은 간호업무범위의 모호성으로 인한 혼란으로 간호사는 환자나 보호자의 모든 불평을 일선에서 듣고 중재하여야 하며 약무국, 영양과, 물품관리과 등에서 해야 할 업무뿐만 아니라 전공의가 부족한 경우 전공의의 업무까지 대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간호고유 업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배경으로 엄청난 양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성과라고 내놓을 수 없음에 딜레마를 호소하였다. 이에 특정 임상과의 세부영역에서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가지고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임상전담간호사를 직업전환을 위한 우선 대상으로 꼽았다.
간호사는 환자간호뿐만 아니라 보호자, 방문객 관리는 물론 다른 과와의 접점부서라는 특성으로 병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떠안고 사는 느낌이 들어요. 심지어 청소까지. 또 해당과 전공의가 부족하거나 외래, 수술실, 응급실 등의 업무로 병동을 비우는 경우 이들의 업무도 대행하고 음성적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고유한 간호업무라는 것이 있기나 한지…(19)
참여자는 3교대 근무와 이로 인한 심한 육체적 고갈상태를 경험하면서 개인으로서 또 전문직업인으로서 자기계발을 할 에너지와 시간이 없어 미래를 생각하면 암울하였다고 하였다. 간호사의 하루 일상은 다음 날 출근을 목표로 푹 자고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것이었으며 삶의 질이나 워라벨은 사치스런 말일뿐이었다고 하였다. 신체적 회복을 매일의 목표로 삼는 단조로운 삶은 간호직에 대한 회의와 함께 탈출의 계기로 작용하였다고 하였다. 대상자는 또한 간호직은 타 직종에 비하여 수년간 평간호사로 있다가 관리직으로 승진하는 것 이외에는 개발된 역량에 준한 직업적 성장의 기회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하였다.
다른 과를 졸업한 대학동기나 의대를 졸업한 동기를 보면 자기계발 열심히 하면서 눈에 보이는 승진을 해요. 전공의만 봐도 1년차, 2년차 올라가다가 전문의 따면 전공영역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미래가 보이잖아요. 간호사는 자기계발도 어렵지만, 수년 동안 승진의 기회 없이 평간호사로 지내요.(23)
3부 교대는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몸무게가 줄고 소화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고요. 피곤하고 힘드니까 일단 쉬어야 하니 근무 외 자기계발을 할 에너지나 시간이 없어 이대로 살아야 하나 미래를 생각하면 암울해요…(13)
참여자는 유능한 경력간호사에서 초보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새 출발을 시작하며 불안감도 있었으나 자기계발과 함께 새로운 역할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선배 전담간호사가 있는 임상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의사가 지시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환자의 요구뿐 아니라 담당 의사가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부분들을 스스로 찾아 자신의 업무를 영역화하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 가고 있었다.
선배 전담간호사가 있는 경우는 비공식적이나마 프리셉터십에 의한 교육 및 훈련을 받았으나 선배 전담간호사가 없이 전공의 대체자로 선발된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전공의나 전임의의 업무 수행을 관찰함으로써 훈련이 전개되었다. 교육은 의료기관 내 또는 의료기관 외에서 진행되는 학술대회 참여와 자가학습이 대부분을 차지하였고 자기주도적 학습은 이해의 한계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역량개발이나 한계 극복을 위한 노력은 전문간호사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은 자의 경우는 대학원 진학을 하였고 그렇지 않은 자는 상급심폐소생술, 상처관리, 종양 등의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훈련은 전공의나 전임의의 업무수행 시 어깨 너머로 눈치껏 보면서 배웠고 교육은 의료기관 내, 외에서 진행되는 학술대회에 참여하는게 다였고 나머지는 스스로 공부하고 깨우치면서 능력을 키웠어요. 그러나 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은 이해 측면에서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에 체계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6)
간호사와 의사의 중간 업무를 하면서 CT, MRI, X-Ray 등을 놓고 다 함께 토론을 하고 논의를 할 때 저도 같이 알아 듣고 플랜을 알고 같이 가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공부하고 적응하는데 초반에 힘이 더 들었던 것 같고요.(14)
임상전담간호사는 경력간호사 이상의 차별적 역량이 있음을 가시화하기 위해 주저자로서 논문을 발표하고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또한 해당과 병동 간호사들에게 탁월한 임상가로서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업무표준화를 위한 프로토콜이나 매뉴얼 등을 개발하기도 하였으며 교육자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었다.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역할 정립과 업무의 표준화 및 수월성 제고를 목적으로 해당과 환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보편적 증상 및 징후에 대한 관리지침서를 개발하였고 향상된 능력을 인정받아 기존에 수행해 왔던 범위 이상의 업무로 확대해 나가기도 하였다.
제가 의사들이 생각하는 간호사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당당히 논문도 등재하고 국제학술대회에 나가 구두 발표도 하면서 서서히 교수님들이 너희는 일벌레가 아니라 독창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구나. 논문도 쓸 수 있는 존재구나를 피력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저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렇게 하니까 저를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어요.(17)
참여자들은 3개월여에 걸친 기초 훈련 후 자가학습과 임상 경험으로 적응의 단계를 시작한다고 하였다. 이들의 업무는 해당 전공의를 대체하는 임상과의 요구가 주를 이루므로 3년까지는 주어진 업무에 몰두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하였다. 이후 대학원 교육 및 자율학습과 임상 경험을 통해 업무적으로 안정되어 여유를 느끼게 되면서 그동안 병동 간호사들이 세밀하게 수행하기 어려웠던 질환별 환자 교육 및 상담, 그리고 의사들에 의한 지속적인 관리가 부족했던 상처 관리 등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영역에서 불충분하게 제공한 서비스의 틈새를 메우기 시작하였다.
제 앞에서 환자가 곧 눈앞에서 혈압이 뚝뚝 떨어지는데 누구도 없는 상황에서는 빨리 그 환자에게 처치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저희는 층마다 내과가 있거든요. 그래서 층당이라고 표현하는데 무조건 층당에게 전화를 하고 스타트 용량이라도 알려 달라고 이렇게 혈압이 떨어지니까 사정이라도 해서 무조건 일단은 달아요.(9)
참여자들은 환자관리의 질 개선과 함께 전공의 특별법의 도입으로 전담간호사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들 업무의 대부분이 전공의의 업무를 대체하고 있고 또 법적제도권 외에서 활동함에 따라 직업적 정체성에 대해 회의를 느낄 때가 많다고 하였다. 대상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는 궁극적으로는 환자에게 필요하며 도움을 주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의 그림자로 유령처럼 지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하였다. 이러한 처지로 환자에게 본인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떳떳이 소개할 수 없는 때가 많으며 업무수행에 대한 성과를 측정하여 가시화할 수도 없다고 하였다. 또한 간호부서 소속이긴 하나 실제로는 주로 임상과와 상호작용하므로 소속 또한 애매하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자신들에게 위임하는 업무의 범위나 수준은 해당 임상과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할 뿐만 아니라 임상전담간호사의 임상적 경험과 역량, 그리고 이에 대한 의사의 신뢰도에 따라 다르다고 하였다. 따라서 업무범위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다양성은 불법 의료행위라는 법적인 분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어 이로 인한 불안감은 항상 존재한다고 하였다. 이를 이유로 비록 의사의 지시나 위임이 있어도 시술 시 위험부담이 있거나 시술 후 합병증 발생의 소지가 있는 경우는 단호히 거절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교수님이나 과에서 지시하거나 위임하면 하기는 하는데 하면서도 과연 내가 이거 해도 되나? 혹 불법행위라고 하면 교수님이나 과에서 나를 보호해 줄까? 이런 불안감 속에서 일하지만 새로운 일들을 해내는 저 자신이 대견스럽게 느껴져요…(18)
전공의들이 자기 입장에서 해 달라고 해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고 생각되면 그 부분은 교수님하고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하거나 과 차원에서도 원하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며 거절해요. 전공의 개인 의견이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해줄 수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알겠다고 그래요…(24)
임상전담간호사의 업무는 업무기술지 형태로 공식화 되어있지 않아 해당과 의사들의 개인적 특성, 요구, 인력, 법적 쟁점이 된 판례 등의 여러 가지의 상황적 요인에 따라 예고 없이 달라져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역할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해당과의 전공의 또는 전임의 수의 확보수준에 따라 기존에 해오던 업무가 박탈되기도 하였고 의사의 개인적 요구에 따라 갑자기 업무가 제한 또는 추가되기도 하였다. 법적인 규정 부재로 역할 개발에 대한 확신이 없고, 정체된 느낌을 가지며, 업무의 변화가 없이 반복되어졌다.
항암치료하면서 생길 수 있는 기본적인 부작용 같은 것들 변비나 구토 이런 것들에 대한 매니지까지는 그냥 저희 선에서 해결을 하는데 이게 사실 딱 문서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도 하면서 어디까지가 저의 일이고 어디까지가 남의 일인지 명확하게 구분이 되지도 않고 역량에 따라서 그런 범위가 달라지니까 그런 부분이 굉장히 힘들더라고요.(16)
참여자들은 유령처럼 의사의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환자나 보호자에게 간호사이지만 전공의를 대체하고 있는 자신을 어정쩡하게 소개하는 상황이 있어 업무는 있으나 실체가 없는 존재라고 하였다. 의사 판독지나 경과기록지에는 전공의의 이름을 빌려 사용하므로 자신이 수행한 업무가 가시화되지 않으며 상담이나 개인교육 등은 수가화 할 수 없는 업무로 임상전담간호사가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성과측정은 불가한 딜레마가 있다고 하였다.
기록이나 이런 부분들이 제가 유령인거잖아요. 제 이름은 어디에도 남아 있지도 않고 정작 시술을 하는 사람은 저인데 제이름은 남아 있지 않고 교수님 이름이랑 인턴 이름만 기록지에 남게 되고 기록 자체도 집도의 보조이지 거기에 전담간호사 이런 게 하나도 없어요.(5)
참여자들은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대해 때로는 불안하고 자존감이 상하나 자신들의 업무수행능력에 대하여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하였다. 그러나 동료간호사의 승진이나 전공의의 직업적 성장을 보면서 현 위치에 머물고 있는 자신을 보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되었다. 일반 간호사와 비교하여 승진기회가 없고, 경력이 올라가도 호봉 외에는 특별한 보상제도가 없어 이에 대한 좌절감이 있었다. 또한 현재 수행하는 일로 인하여 추후에 간호사로서의 경력이 인정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게 되었다.
처음에 들어왔던 전공의가 스텝이 되어있는 것을 보니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을 스텝으로 모시면서 할 수 있을지… 관리직에 있으면 조금 동등한 레벨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이러니까 이제는 이 레벨이 아닌 승진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야 하나…(14)
초기의 기대와 설레임과는 달리 전문간호사 역할에 대한 참여자 본인의 인식 부족과 전문가로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역할의 한계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전공의 특별법 적용으로 인한 업무 공백으로 인해 보다 적극적으로 전공의 대체 업무에 개입함으로써 해당 임상과의 팀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이로써 참여자는 일반간호사와의 차별적 역할을 경험하면서 일반간호사의 조력자로도 인정받기 시작하였다. 또한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신임 전공의에 대한 비공식적인 교육도 진행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상호지원과 협동을 하게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대상자는 자신들의 역할 수행에 대한 가시화와 업무수행의 근거를 남기기 위해 수행한 업무와 과학적 근거를 기록하기 위한 기록지를 스스로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들의 업무가 병원의 수입원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보험수가 책정이 가능한 집단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여 그림자 같은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참여자는 담당 교수의 지시를 함께 받는 소속 임상과 전공의들과의 마찰 가능성이 없도록 상의하고, 협조하며, 보다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환자의 요구도를 파악하고, 간호를 제공함으로써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식적인 부분도 그렇고, 전공의보다 나아지고 있고, 새로운 전공의가 오면 저한테 오히려 묻기도 해요. 교수님들도 전공의보다 저를 더 찾으시고, 다시 입원하는 환자들도 저에게 설명 듣겠다고 해요…(21)
참여자는 병원 내 주 접점부서라는 특성으로 인하여 여러 부서와 상호작용해야 하는 간호사와는 달리 해당과 임상업무에 국한하게 되어 환자관리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매 업무 시 무엇을 왜하는가 등을 고민하는 비판적 사고를 가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중환자실처럼 단기간 또는 병동처럼 3교대 근무와 함께 많은 수의 환자를 담당함으로써 간헐적으로 환자를 간호하는 것과는 달리 해당 임상과 담당교수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입원 전에서부터 퇴원 후까지의 치료과정에 참여하며 통합적 관리가 가능해짐에 따라 내 환자라는 주인의식과 함께 책임감이 더 강화되었다고 하였다.
3교대를 했으면 8시간 이후에는 아무런 생각을 안 하고 쉬었을 텐데 환자 상태를 처음 보고받는 업무를 하다 보니, 그냥 계속 업무하는 것 같고, 주말에도 출근해서 환자보게 되고, 협진을 위해 환자보고 이 생활을 계속 했던 것 같아요.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이것 밖에 안 돼서 내가 환자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제한적이지는 않을까 나 때문에 환자가 잘못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조금 더 알면 더 많은 걸 해줄 수 있지 않을까 더 잘못되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사실 대학원도 진학을 하게 됐고.(10)
참여자들 모두는 환자의 전 치료과정 동안 한 임상전담간호사가 간호와 의학적 중재를 제공함에 따라 업무보다 사람 중심적 접근을 하게 되어 서비스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크게 향상되었다고 하였다. 잦은 전공의 교체로 인한 분절적 의료서비스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통합서비스로 전환되었고 환자 편의 중심의 일정 조정, 즉각적 증상관리 또한 환자만족도 제고에 기여한다고 하였다. 또한 해당 임상과 환자관리에 대한 누적된 경험으로 간혹 수련의나 전공의에 의해 발생한 처방누락이나 오류를 확인하거나 예방함으로써 환자안전과 질 관리에 대한 자신들의 기여에 대하여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환자한테 교육하고 상담해서 그 환자가 퇴원할 때 제일 먼저 교수님보다도 고맙다고 하는 대상이 내가 됐을 때는 환자에 대한 상담이나 교육의 만족감을 느낄 때가 있고.(5)
이 환자가 이번에서 끝나는 환자가 아니라 언제든지 어떤 문제를 안고 내 환자로 돌아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훨씬 더 책임감이 드는 것 같고, 환자와 함께한다는 것이 뿌듯해요…(2)
본 연구는 임상전담간호사의 역할 경험을 파악하고자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이용하여 자료를 수집하였고, 주제 분석을 통해 ‘간호사의 직업적 한계로 인한 새로운 탈출구 모색’, ‘임상전담간호사로서 새로운 역할 개척’,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회의’, ‘임상전담간호사로서 자리매김하기’ 4가지 범주를 도출하였다.
첫 번째 범주인 ‘간호사의 직업적 한계로 인한 새로운 탈출구 모색’은 참여자들이 질환의 중증도와 복잡성, 열악한 환경을 통해 이론과 실제의 괴리를 경험하고 기계적인 업무로 인해 이상적인 간호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 그리고 비전문적인 간호업무 수행으로 인한 직업적 혼란과 함께 3교대의 근무로 인한 신체적 소진으로 자기계발을 향한 의지를 박탈당하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또한 재원 일수 감소, 담당 환자의 잦은 변경 등으로 인한 분절적인 간호로 전인간호를 제공할 수 없게 된 아쉬움으로 임상전담간호사를 하나의 탈출구로 선택하며 새로운 역할에 대한 부푼 꿈을 꾼다. 임상 현장에서 이전 업무 경험과 관리자 및 동료 의료진의 지지가 역할 전환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되며, 성공적인 역할 적응은 경쟁력과 자신감,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하여 궁극적으로는 전문가적 역량이 향상되어 환자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좋아진다[13]. Eom [7]은 임상전담간호사에 대한 중요한 지원 동기로 3교대 근무 형태로부터의 탈피와 새로운 변화와 발전에 대한 기대를 지적하였는데, 이는 본 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 Seong과 Yeom [8]은 전담간호사를 지원하는 동기는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미래 도전적이며, 자기 발전의 기회가 많을 것 같은 기대감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임상전담간호사라는 역할을 선택한 공통적인 이유로 일반 간호사로서 느끼는 직업적 한계와 전문성에 대한 회의를 들었다. 따라서 임상전담간호사가 되는 것은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임과 동시에 전문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탐색이고 발전적 미래를 향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범주인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새로운 역할의 개척’에 의하면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임상전담간호사라는 새로운 역할을 시작한 참여자들은 공식적인 교육이 제공되지 않아 비공식적인 현장중심의 교육에 의존하고 불분명한 업무범위로 혼란과 어려움을 경험하나[5] 자가학습 또는 대학원 진학, 학술대회 참여, 관련분야 자격증 취득, 임상연구 등을 통하여 전문가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부단한 자기계발을 하고 있었으며 3교대를 해야 하는 시절에는 가질 수 없었던 자기계발의 기회 자체가 보상으로 작용한다고 하였다[7]. 본 연구의 참여자들은 임상전담간호사의 업무범위에 대한 법령이 미비한 현 상황에서 환자에게는 필요하나 의사와 일반 간호사로부터 제공되지 않고 있는 서비스를 확인하여 자신들의 영역으로 만들어 존재를 가시화하였고 이러한 서비스제공은 환자의 만족도 제고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어 스스로 대견해 하였다. 해당과 병동 간호사의 역량강화와 업무의 표준화를 위하여 매뉴얼을 개발하고 교육하였으며 의사의 요구는 자신의 역량과 현행법을 고려하여 허용여부를 결정하면서 일반간호사와는 차별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임상전담간호사라는 새로운 직종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없는 전공의들의 경우 업무 위임의 범위에 대한 혼란을 겪기도 하였으며 혼란이 야기되는 업무의 경우는 교수들의 중재로 업무분장을 하였다. 임상전담간호사에 의해 수행되는 이러한 차별적 업무는 업무지침서로 작성하여 다른 임상과 소속 임상전담간호사들과 공유하며 업무범위가 법제화될 경우를 대비하여 공식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고 이러한 전 과정을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하였다. 새로운 역할에 대한 정착의 성공여부는 명료한 직무기술서와 함께 의사와 동료로부터의 이해와 지지, 멘토, 새 역할에 대한 부서 내 논의 등에 달려 있으며, 이는 보다 나은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역할을 창조해 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9].
세 번째 범주인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회의’는 법적 제도의 미비로 인하여 업무범위를 명문화할 수 없는 현 상황과 분명히 기술할 수 없는 참여자들의 역할 및 업무 때문에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도 한계를 초래한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은 의사와 간호사 간 역할 경계를 모호하게 하였고 참여자들의 직업적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야기시키고 있었다[3]. 대상자들은 주위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역할은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에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직업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을 낳는다고 하였다. 또한 임상전담간호사는 간호사와 다른 새로운 직업군으로서 간호사 승진 시스템에서 배제되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하였다. 참여자들은 전문직업인으로서 변화와 발전에 대한 기대로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였으나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정립함과 동시에 탁월한 업무수행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어야 하는 강박감으로 시간외 근무까지 할애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Eom [7]은 새로운 역할 경험은 갈등의 평행선이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스스로 깨우쳐 가는 나의 길이라고 하면서 진로에 대한 갈팡질팡, 일을 지속할 수 없음에 대한 두려움, 정체성 혼란 등을 포함한다고 하였다. Kim 등[4]이 PA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새로운 역할은 불분명한 정체성, 전공의와의 갈등, 이로 인한 직업적 불안정성을 경험하게 한다고 하였다. Faraz [14]도 일차진료를 시작하는 신규 nurse practitioner가 그들의 역할경험에서 역할의 모호성과 여러 가지 내적, 외적 방해 요인들에 직면한다고 하였다.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는 참여자들의 경우 전문간호사에 대한 역할이 법제화되어 있지 않은 한국적 상황으로 참여자와 이들이 속한 해당과 소속 의사나 간호사들은 역할경계의 모호함을 혼란스러워하였다.
네 번째 범주인 ‘임상전담간호사로서 자리매김하기’는 참여자들이 환자의 입원기간 동안 뿐만 아니라 환자가 외래방문을 하거나 재입원을 하는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환자를 관리함으로써 포괄적,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환자에게 만족감을 주었다. 이러한 지속적인 관계형성은 환자와 환자가족과의 신뢰구축으로 환자의 신체, 사회, 정신적 요구에 대한 사정을 용이하게 하였고 의료서비스와 관련된 의사결정과정에 환자와 가족을 참여시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였다[15]. 이러한 전 과정은 임상전담간호사에게 내 환자라는 주인의식을 고취시켰으며 이러한 주인의식은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책무감을 증가시켜 자기계발을 위한 자극제로도 작용하였다[16]. 임상전담간호사는 환자의 입원 동안 수행되는 각종 검사나 중재일정을 환자편의 중심으로 조정하였고 환자를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사정에 근거한 중재를 하였으며 응급상황 발생 시에도 가장 빨리 접촉할 수 있어 모두에게 존재감을 인정받으면서 해당과 팀원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Kralik 등[17]에 의하면 전환은 통로, 이동의 의미로서 내적 방향전환(reorientation)과 탈바꿈(transformation)의 시기라고 하였다. 일반 간호사로부터 임상전담간호사로의 역할 변화는 불안, 불확신, 설레임과 함께 새로운 역할 수행을 위해 해당 영역에 대한 지식과 기술의 획득, 관련 보험수가, 규정, 위기관리 등에 대한 능력을 요하므로 정착을 위한 팀원 및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17].
본 연구의 의의는 임상전담간호사의 역할 경험에 대한 질적 주제분석을 통해 한국의 의료시스템, 소비자, 임상전담간호사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 법적 제도화를 이루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되는데 있다. 제한점으로는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하여, 일반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향후 반복 연구, 양적연구와 질적연구의 혼합 연구를 할 것을 제안한다.
본 연구는 질적연구방법의 하나인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일반 간호사에서 임상전담간호사로 역할이 바뀐 후 경험을 연구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총 14개의 주제로부터 도출된 임상 전담간호사들의 역할 경험의 범주는 ‘간호사의 직업적 한계로 인한 새로운 탈출구 모색’, ‘임상전담간호사로서 새로운 역할 개척’, ‘임상전담간호사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회의’, ‘임상전담간호사로서 자리매김하기’로 확인되었다. 일반 간호사로서의 업무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선택한 임상전담간호사는 체계적인 교육부재로 인하여 자기주도적인 학습과 불규칙적인 현장학습에 의존하며 역량개발을 위하여 부단한 자기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업무에 대한 법령이 없는 상황에서 참여자는 물론 해당과의 간호사, 의사들 간 업무경계에 대한 혼란이 야기됨에 따라 자신을 분명한 존재로 드러내지 못함에 따른 자존감 저하도 경험하였다. 하지만, 법적 제도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전문적 실무가로서 환자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포괄적인 간호 수행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을 느끼며 역할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상과 같은 임상전담간호사의 역할 경험 연구는 전문간호사의 법령 마련과 교육과정의 수정 및 보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며 이상적인 역할 정립은 환자의 안전과 질 높은 서비스 제공에도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다음을 제언한다. 임상전담간호사들의 전환 경험 중 부정적인 경험인 ‘직업적 정체성 혼란’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법적 업무 범주와 표준화된 직무기술서 마련이 요구되며, ‘전담간호사로서의 역할 창조’와 ‘전문간호사의 정착’을 위해 전문간호 역량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의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법제화 후 전문간호사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경험을 탐색하고 이들에 대한 의료인들의 이해와 지지를 돕기 위한 질적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CONFLICTS OF INTEREST: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 of interest.
AUTHORSHIP:
Study conception and design acquisition - KS and RMJ.
Data collection - RMJ and KA.
Analysis and interpretation ofthe data - KS and RMJ.
Drafting and critical revision of the manuscript - KS and RMJ.